[국제] 소송이냐 라이선스 계약이냐, 미디어-AI 업계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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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미국의 뉴스코퍼레이션과 AI(인공지능) 콘텐츠 이용 및 제품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고도화를 꾀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과 글로벌 주요 뉴스 매체 간 협력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30일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구글이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인 미국의 뉴스코퍼레이션과 AI 콘텐트 이용 및 제품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코퍼레이션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발행하는 다우존스, 미국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의 더 타임스, 호주 유로 방송 등을 보유한 다국적 종합 미디어 그룹이다.

구글은 이번 계약에 따라 뉴스코퍼레이션 측에 AI 관련 콘텐트 개발 명목으로 연간 500만∼600만 달러(69억∼83억원)를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와 관련, 뉴스코퍼레이션 측 대변인은 설명 자료를 통해 "구글과 사업 전반에서 오랜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것은 맞지만, AI 콘텐트 개발만을 위해서 별도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날에는 챗 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콘텐트 이용과 AI 기능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픈AI는 유료 콘텐트를 포함해 FT 콘텐트를 활용해 자사 AI를 합법적으로 학습시킬 수 있게 됐다. 챗 GPT에 이용자가 질문하면 그 답을 FT 기사에서 추출, 요약해 제공하고 관련된 기사 링크도 직접 첨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존 리딩 FT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탑재하고 있다는 건 이용자에게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 파트너십의 대가로 FT는 오픈AI로부터 일정액의 데이터 사용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오픈AI는 앞서 AP통신과 비즈니스인사이더·폴리티코·빌트를 보유한 독일 매체 악셀 스프링거, 프랑스 르 몽드, 스페인의 프리사 미디어와도 비슷한 계약을 맺었다. 미국 테크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악셀 스프링거, AP통신 등에 최소 100만 달러(13억원)에서 최대 500만 달러(69억원)를 콘텐트 사용 대가로 지급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픈AI는 현재 CNN, 폭스, 타임 등과도 콘텐트 사용 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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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 개발사 오픈AI와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콘텐트 이용과 AI(인공지능) 기능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29일(현지시간) 체결했다. 사진 FT 홈페이지

법적 다툼을 피하고 협력 모델을 구축하자는 흐름 한편에서는 여전히 빅테크 기업과 뉴스 매체간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NYT)가 오픈AI와 MS(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은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뉴욕 투자펀드사 알덴 글로벌 캐피털이 소유한 시카고 트리뷴, 뉴욕 데일리 뉴스 등 대형 지역 신문사 8곳도 오픈AI와 MS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당장 사용 대가로 받은 수백만 달러가 연간 수익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적당한 타협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구독자 이탈 등 잠재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이 검색에 AI를 도입하면 관련 기사 링크를 첨부한다 해도 이용자가 언론사 홈페이지를 굳이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언론사 구독이나 광고 수익 급감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들 매체는 관련 서비스가 퍼지면 구글에서 생성된 자사 홈페이지 트래픽의 20~40%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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