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친윤계 분화? 배현진, 이철규 불출마 촉구에 與 뒤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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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5일 당시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오른쪽)과 배현진 조직부총장이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3선) 의원과 배현진(서울 송파을, 재선) 의원 사이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두 사람 모두 친윤계로 분류되지만 이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를 배 의원이 앞장서 반대하면서 그 정치적 배경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초 3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할 예정이었지만 후보 등록 마감 전날인 지난달 30일 선거일을 엿새 늦춘 9일로 연기했다. 공식적으론 “초선 당선인이 원내대표 후보의 정견과 철학을 알 수 있도록 시간을 더 주겠다”는 이유였지만 당내에선 “‘이철규 추대설’ 논란이 커지자 다른 후보들의 출마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그렇게 초유의 원내대표 선거 연기까지 이어진 ‘이철규 비토론’이 커지는 과정에서 배현진 의원은 전면에 나섰다. 대부분의 친윤계가 “친윤인 게 죄냐”는 논리로 접근한 것과 달리 배 의원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이철규 의원께서 불출마 선언을 하실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배 의원은 그러면서 “정치는 결과 책임의 장”이라며 “지금은 반성과 성찰, 염치와 책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4·10 총선 과정에서 ▶사무총장 ▶인재영입위원장 ▶공천관리위원을 역임한 이 의원에게 총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고 한 것이다. 이에 앞서 배 의원과 가까운 박정훈(송파갑, 초선) 당선인도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이철규 의원이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맡는 것에 대해 수도권 의원들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저 역시 반대한다”고 썼다.

‘찐윤’으로 통하는 이철규 의원과 한때 ‘신(新) 윤핵관’으로까지 불렸던 배현진 의원은 외견상 사이가 나쁠 게 없는 같은 친윤계였다. 두 사람은 친윤계 최대 공부 모임인 ‘국민공감’에서 함께 활동했고, 지난해 초엔 이 모임에서 이 의원이 총괄간사로, 배 의원이 간사로 발을 맞추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3·8 전당대회 이후 김기현 지도부가 출범했을 때는 각각 사무총장과 조직부총장을 맡으며 당을 함께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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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2일 당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10 ·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지난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이 의원이 사무총장에서 물러나는 과정에서 두 사람 관계가 멀어졌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보궐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물러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의견이 갈렸고, 그 과정에서 사이가 예전과는 달라졌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4·10 총선 때 송파 지역 공천을 하는 과정에서도 두 사람 의견이 달랐을 것”이라며 “이미 여러 과정을 거쳐서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게 됐을 것”이라고 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친윤계 내부의 분화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친윤계라도 각자의 이해관계가 다른 것 아니겠느냐”며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수도권에서 재선이 된 배 의원 입장에선 기존 친윤 그룹과 똑같은 목소리를 내는 게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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