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화웨이 이익 564%↑...美 제재에도 훨훨 날자 “더 압박해야”

본문

17145552151978.jpg

화웨이는 중국 금융당국에 올해 1분기 자사의 순이익이 196억5000만위안(약 3조 7395억원)을 기록했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전년 동기보다 564% 급증한 규모다. 사진은 화웨이 본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제재에도 중국의 첨단기술 기업들의 수익이 치솟고 있다. 중국이 차곡차곡 자신들의 기술발전 로드맵을 따라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블룸버그와 중국 반도체 전문지 신즈쉰 등에 따르면 화웨이는 전날 중국 금융당국에 올해 1분기 순이익이 196억5000만위안(약 3조 7395억원)을 기록했다는 자료를 제출했다. 전년 동기보다 564% 급증한 규모다. 2019년 미국 제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매출은 1785억 위안(약 34조20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증가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디지털화·인공지능(AI)·탈탄소화가 매출 증가를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됐다”라며 “시장은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겠지만 올해도 연간 사업 목표를 달성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밝혔다.

쑥쑥 성장하는 중국 기업

17145552153337.jpg

지난달 18일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퓨라70이 출시하자 선전의 화웨이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를 구매하기 위한 줄이 이어졌다. 로이터=연합뉴스

화웨이가 부문별 세부 성과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자사 칩을 탑재한 프리미엄폰 메이트60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로 스마트폰 등 소비자 부문 성장이 수익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는 “화웨이가 지난해 애플로부터 중국 시장 점유율을 빼앗은 후로 미국 제재로 위축됐던 스마트폰 사업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라며 “스마트카 부품 등 신규 사업도 (실적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은 15.7%로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9.7%로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나 3위로 뚝 떨어졌다. 화웨이는 점유율 15.5%로 애플 뒤를 바짝 추격 중이다. 출하량으로 봐도 화웨이는 전년 대비 110% 급증해 상위 5개 제조사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저가 모델 노바12 시리즈는 화웨이 전체 출하량 3분의 1을 차지하며 효자 아이템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메이트X5와 포켓2 등 화웨이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중국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44.1%를 차지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화웨이뿐이 아니다. 중국 반도체 자립도를 보여주는 반도체 장비업체도 쑥쑥 성장 중이다. 중국 최대 장비업체인 나우라(북방화창)는 1분기 순이익이 11억2700만위안(약 2159억332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4% 급증했다고 자사 홈페이지에서 발표했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회사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나우라는 반도체 에칭 장비, 증착 장비 등을 비롯해 수십종의 핵심 공정 장비를 제작한다. 최근 이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늘고 제품 판매도 급증하며 이익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회사는 분석한다.

이 업체는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국산화를 위해 대규모로 조성한 정책 자금을 지원 받은 곳이다. 7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미세공정 제조 장비도 최근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칩에 나우라 장비도 사용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 회사는 화웨이의 기술을 이용해 노광 장비 연구도 시작했다. 중국의 테크 기업들이 협력을 통해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이다.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도 자체 칩 생산이 늘어나며 지난해 4분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5121% 폭증하며 급성장 중이다.

17145552154765.jpg

지난 3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장비전시회에서 중국 반도체 장비 기업 나우라가 7나노 미세공정 장비를 선보였다. 중앙포토

베이징선 “중국산 GPU 사면 보조금”

중국은 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정부뿐 아니라 지방 정부 차원의 보조금도 늘리고 있다. 베이징시는 최근 중국산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구매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베이징은 2027년까지 시 자체적으로 스마트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보조금 등을 전폭적인 지원책으로 미국의 제재로 인한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의 이같은 대응에 대해 미국 내에선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가안보 싱크탱크 실버라도 폴리시 액셀러레이터의 드미트리 알페로비치 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개되는 신냉전에서 승기를 잡으려면 중국이 그토록 바라는 ‘반도체 굴기’를 달성하지 못 하게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자 제품 제조엔 6개 회사와 협력이 필요한데 이 중 하나만 빠져도 아이폰이든 미사일이든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라며 “미 동맹국들의 대중국 제조 장비 수출 통제를 강화해 중국이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거나 기존 공장을 유지 보수하는 걸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3,288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