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뉴욕 3부작' 펴낸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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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3부작'으로 유명한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폴 오스터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77세.
미국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폴 오스터가 폐암 합병증으로 뉴욕 브루클린 자택에서 지난달 30일 저녁 숨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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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작가 폴 오스터가 지난 4월 30일 저녁 뉴욕 브룩클린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7세. 사진 ⓒLotte Hansen, 열린책들

오스터는 미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1947년 미국 뉴저지주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빵 굽는 타자기』『폐허의 도시』『달의 궁전』 등 소설은 물론 시, 에세이, 번역, 평론, 시나리오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썼다. 생전 34권의 책을 펴내는 등 다작을 했다. 영국 문학 평론지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는 생전에 그를 "미국에서 가장 독창적인 작가 중 하나"라고 평하기도 했다.

컬럼비아대에서 비교문학을 전공한 오스터는 1982년 가족사를 담은 자전적 에세이 『고독의 발명』을 발표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85∼86년에 걸쳐 낸 소설집 『뉴욕 3부작』이 선풍적 인기를 끌며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유리의 도시', '유령들', '잠겨있는 방' 등 중편 소설 3편으로 이뤄진 『뉴욕 3부작』은 오스터의 독창적 문체가 돋보이는 초기 대표작이다. 현대 뉴욕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추리적 기법으로 풀어냈다. 『뉴욕 3부작』 이후 오스터는 뉴욕을 상징하는 작가로 자리 잡았고, 그가 작품 활동을 한 뉴욕의 빈민가 브루클린은 예술가 마을로 탈바꿈했다.

오스터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 겸 감독으로도 활동했다. 1995년 미국의 유명 영화감독 웨인 왕이 연출한 '스모크'의 각본을 썼고 이후 '블루 인 더 페이스', '다리 위의 룰루', '마틴 프로스트의 내면의 삶' 등 여러 영화의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지난해까지도 거의 매년 신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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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오스터 장편 소설 『4 3 2 1』 표지. 사진 열린책들

그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거의 매일 하루에 6시간씩 글을 써왔으며, 컴퓨터 대신 만년필과 오래된 타자기를 애용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말 국내에 소개된 장편소설 『4 3 2 1』에는 자신의 삶을 담았다. 자신과 같이 1947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유대계 퍼거슨이 주인공으로, 서로 다른 네 운명의 퍼거슨이 각자의 삶을 살다 마침내 네 개의 삶이 하나로 통합되는 형식이다. 『4 3 2 1』은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오스터는 1974년 작가 리디아 데이비스와 결혼했다가 이혼했으며, 이후 소설가 시리 허스트베트와 재혼했다. 최근에는 약물 관련 사고로 아들과 손녀를 잃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천재'라고 부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등 전 세계 여러 작가들에게 영향을 줬다. 장편소설 『롤리타』로 유명한 러시아계 미국 작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나에겐 두 종류의 문학이 있다. 내 작품이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작품들, 그리고 내가 쓴 작품들"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전자에 해당하는 작가로 커트 보네거트, 돈 드릴로, 필립 로스, 그리고 폴 오스터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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