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닝 "반도체에 유리 더 필요할 것...유리기판 사업 진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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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특수소재 기업 코닝이 특수유리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유리기판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 홀 코닝 한국지역 총괄사장은 29일 서울 강남구 코닝 서울사무소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리기판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커, 코닝도 이 분야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홀 사장은 지난해 11월 한국지역 총괄로 임명됐다.
반도체 공정에 ‘유리’ 중요해진다
유리는 반도체 제조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코닝은 다양한 반도체 업체들과 수십 년 간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홀 사장은 “반도체 제조의 거의 모든 공정에 핵심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D램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를 얇게 만드는 과정인 웨이퍼 박막화 과정에 유리가 사용된다.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인터포저(중간기판)의 ‘템포러리(임시) 캐리어’도 유리로 만드는데, 인터포저에 D램이나 중앙처리장치(CPU) 같은 프로세서를 부착하기 위해 잠시 칩을 올려두는 일종의 선반 역할이다.
홀 사장은 “템포러리 캐리어는 반도체 공정에서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어 많은 양이 필요하지 않지만, 유리 기판은 다르다”라며 “유리 기판은 모든 칩에 들어가므로, 상용화되면 반도체 산업에 더 많은 유리가 필요해진다”라고 말했다. 특수 유리를 제조하는 코닝에는 큰 기회라는 얘기다.
유리 기판은 현재 반도체 업계에서 주로 쓰는 실리콘의 대체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기판보다 표면이 매끄럽고, 더 미세하게 회로를 새길 수 있으며, 전기 신호 손실이 적어 소비 전력도 줄일 수 있고, 열에 강해 결합에도 유리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더인사이트파트너스에 따르면 세계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올해 2300만 달러(약 314억원)에서 연평균 약 5.9%씩 성장해 2034년에는 42억 달러(약 5조7350억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홀 사장은 “코닝의 유리를 실제 반도체 패키징에 적용하는 준비를 마치고 고객들과 협업하고 있으며, 특히 고성능 칩에 필요한 첨단 패키징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도 코닝의 독자 기술인 ‘퓨전 공정’ 기반 유리 기판을 생산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60주년 맞은 코닝의 퓨전 공정
1964년 개발된 퓨전 공정은 모래 등 가루 형의 유리 조성물을 공중에서 수직 낙하시켜 고순도의 유리를 형성하는 코닝의 독자 기술이다. 이 공정으로 얇고 안정성이 높은 유리를 만들 수 있기에, 차량용 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에 적용된다. 특히 최근 자동차 디스플레이가 대형화되면서 퓨전 공정을 활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성장성도 커지고 있다. 코닝은 이 분야에서 현대모비스, LG전자, LG 디스플레이 등의 협력사다.
지난해 한국 진출 50주년을 맞은 코닝은 충남 아산에 폴더블 스마트폰이나 차량용 유리 등에 쓰이는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제조를 위한 통합 공급망을 구축해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전자의 일부 폴더블 스마트폰 등에도 채택된 것으로 알려진다. 코닝은 2028년까지 총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해 한국을 벤더블 글라스 제조의 글로벌 허브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홀 사장은 특히 한국이 코닝의 연구개발(R&D)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남 아산 사업장에 있는 코닝 테크놀로지 센터 코리아(CTCK)는 코닝이 보유한 최대 규모 R&D 센터 중 하나”라며 “전사 차원 대규모 R&D 네트워크의 일부분으로, 직접 연구·개발이 한국에서 이뤄지고 신사업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닝은 지난 50년 한국 사업을 해온 것이 자랑스럽게 여긴다”라며 “앞으로 50년도 한국에서 새로운 기술과 기회를 창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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