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13가지 왕실 요리 들고 MB 자택 찾아간 무함마드 UAE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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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전 대통령이 29일 국빈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을 접견했다. 퇴임한 대통령의 자택에 외국 정상이 직접 방문했다는 점에서 이례적 회동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약 1시간가량 비공개 환담을 했다. 한국과 UAE 양국 협력,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 미국 대선 등 국제 정세에 관한 대화가 주요 주제였다.
이 전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중동에서 기후 변화에 대비했고, 그 일환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이 원전을 건설한 선견지명이 있는 지도자”라며 “한국과의 관계에서 윤석열 정부와 협조를 잘해서 투자 등의 실질적 성과를 내달라”고 당부했다고 박용석 이명박재단 사무국장이 전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아크 부대 출신 특전사 대원의 도열을 받은 걸 언급하며 “이 전 대통령이 생각났다. UAE 국민도 아크 부대원을 보면서 양국 형제 관계에 대해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2011년 파견된 아크 부대는 UAE 군대의 대테러 교육과 훈련을 담당하고 교민 보호 임무를 맡는 등 양국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아크(Akh)’는 아랍어로 ‘형제’를 의미한다.
이날 접견은 2009년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수주 과정에서 두 사람이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 당시 UAE는 원전 건설을 프랑스에 맡기려 했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당시 왕세제)에게 직접 전화해 설득했고, 결국 한국이 막판 역전해 원전 사업을 수주할 수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무함마드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UAE를 방문하는 등 우정을 이어왔다.
이날 무함마드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 자택을 직접 찾은 것도 그런 우정의 징표였다. 국빈 방문 중인 외국 정상이 퇴임 10년이 넘은 전직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한 건 전례를 찾기 힘든 이례적인 행보였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특별한 선물도 준비했다. 전날 저녁과 이날 아침에 UAE 왕실 요리사가 직접 조리한 연어·양고기 요리 등 13가지 음식을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보낸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와 함께 무함마드 대통령을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은 “정말 반갑다! 웰컴(Welcome)”이라고 환영했고, 무함마드 대통령은 포옹과 함께 “마이 프렌드(My friend)”라고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 손주들은 무함마드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두 사람은 무함마드 대통령을 환영한다는 대문 팻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 이명박재단은 이번 만남에 대해 “한국과 UAE 협력에 긍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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