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클레이의 왕자’ 알카라스 ‘프렌치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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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를 끌어안고 입 맞추는 카를로스 알카라스.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등 남자 테니스 ‘빅3’를 이을 차세대 수퍼스타로 떠올랐다. [AP=연합뉴스]

이제 그는 ‘클레이 코트의 왕자’ 카를로스 1세로 불린다. 스페인의 신예 카를로스 알카라스(21)가 주인공이다.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공식 소셜미디어는 10일(한국시간) 우승을 차지한 알카라스에게 이런 별명을 붙여줬다. 알카라스는 이날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끝난 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알렉산더 츠베레프(27·4위·독일)와 4시간 19분의 혈투를 펼친 끝에 3-2(6-3, 2-6, 5-7, 6-1, 6-2)로 역전승을 거뒀다. 3세트까지 1-2로 뒤졌던 알카라스는 내리 두 세트를 따내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알카라스는 2022년 US오픈과 지난해 윔블던에 이어 세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우승 상금은 240만 유로(약 36억원).

2003년 5월생인 알카라스는 또 역대 가장 어린 나이에 하드코트(US오픈)와 잔디코트(윔블던), 클레이코트(프랑스오픈)를 모두 평정한 선수가 됐다. 앞으로 호주오픈에서 우승하면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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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과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 우승은 처음 테니스를 시작한 다섯 살 때부터 꿈꿨던 일이다. 프랑스오픈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에펠탑 문양의 타투를 발목에 새기겠다”고 밝혔다.

알카라스는 프랑스오픈을 앞두고 오른팔을 다쳐서 3주간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4월 22일 마드리드 오픈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마지막 실전 경기였다. 알카라스는 “최근 한 달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포기하지 않고 이겨냈다. 그래서 메이저 대회 우승 가운데 프랑스오픈 우승이 가장 값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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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알카라스는 이날 우승으로 프랑스오픈을 20년 가까이 지배했던 ‘빅3’ 시대의 종말을 선언했다. 그동안 프랑스오픈에선 ‘클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38·275위·스페인),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3·은퇴·스위스) 등 3명의 걸출한 스타가 치열한 우승 경쟁을 벌였다.

그런데 올해 대회에선 남자 테니스 세력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났다. 나달은 1회전에서 져 일찌감치 탈락했고, 디펜딩 챔피언 조코비치는 8강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기권했다. 페더러는 이미 2022년에 은퇴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회에서 ‘빅3’ 외의 선수가 우승한 건 단 한 차례(2015년 스타니슬라스 바브린카)뿐이었다. 특히 나달은 조코비치(3회), 페더러(1회)를 제치고 프랑스오픈에서 14차례나 우승한 최강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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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달

그동안 나달이 독주하면서 프랑스오픈 시상식에서 스페인 국가가 울려 퍼지는 건 ‘연례행사’로 여겨졌다. 이날도 국가는 그대로였다. 다만, 주인공이 나달에서 알카라스로 바뀌었다. ‘클레이코트의 제왕’ 나달에 이어 스페인 출신 알카라스가 우승하자 그의 이름 앞에는 나달의 왕위를 계승할 후계자라는 의미에서 ‘클레이코트의 왕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나달은 알카라스가 우승하자 테니스 선수 중 가장 먼저 “엄청난 승리를 축하해!”라는 내용의 축하 인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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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ger Federer, of Switzerland, looks towards the sideline after a close shot by Daniil Medvedev, of Russia, during the Miami Open tennis tournament, Wednesday, March 27, 2019, in Miami Gardens, Fla. Federer defeated Medvedev 6-4, 6-2. (AP Photo/Joel Auerbach)〈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알카라스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조코비치(24회)와 나달(22회)에 이어 알카라스는 가장 많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3회)한 현역 선수가 됐다. 그러나 알카라스는 레전드 앞에서 자신을 낮췄다. 알카라스는 “나달과 조코비치의 기록에 다가설 수 있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코비치와 나달의 기록을) 따라잡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이 기록을 달성하려면 ‘외계인’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알카라스의 시선은 7월 개막하는 파리올림픽으로 향한다. 그는 롤모델인 나달과 함께 스페인 대표로 남자 복식에 출전할 예정이다. 알카라스는 “40일 뒤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뒤 조국 스페인에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알카라스

생년월일: 2003년 5월 5일(스페인)
체격: 키 1m83㎝, 몸무게 74㎏
세계랭킹: 3위
메이저 우승: US오픈(2022년), 윔블던(2023년), 프랑스오픈(2024년)
주요 기록: 사상 첫 10대 세계랭킹 1위(2022년), 최연소(21세) 하드·잔디·클레이코트 메이저 대회 우승
롤모델: 라파엘 나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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