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브로드웨이 진출 K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토니상 의상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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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연제작사 오디컴퍼니(대표 신춘수)의 창작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연극·뮤지컬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에서 의상 디자인상을 받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신춘수 대표가 단독 프로듀서로 브로드웨이에 올린 작품으로, 한국인이 단독 프로듀서로 나선 뮤지컬이 토니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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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공연 장면. 사진 오디컴퍼니

공연기획사 오디컴퍼니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링컨 센터 데이비드 H 코크 시어터에서에서 열린 제77회 토니 어워즈(Tony Awards)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린다 조가 뮤지컬 부문 의상 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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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로 의상상을 받은 한국계 미국인 디자이너 린다 조. [로이터=연합뉴스]

린다 조는 앞서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로 2014년 토니상 의상 디자인상을 거머쥔 바 있는 브로드웨이의 베테랑 의상 디자이너다. 2017년 뮤지컬 ‘아나스타샤’로도 토니상 의상 디자인상 후보에 올랐고 워싱턴 DC 국립오페라의 ‘투란도트’,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삼손과 데릴라’ 등 유명 작품에서 의상을 담당했다.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여주인공 데이지를 맡은 배우 이바 노블자다의 화려한 드레스 10벌을 포함해 총 350여 벌의 의상을 디자인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지 9개월 만에 부모를 따라 캐나다로 이민을 간 린다 조는 캐나다 맥길대를 졸업하고, 미국 예일대 연극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토니상을 주최하는 아메리칸 시어터 윙의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시상식 뒤 현지 매체 브로드웨이월드와의 인터뷰에서 "'위대한 개츠비'엔 특별한 게 많다. 프로듀서는 한국인이고 여주인공은 아시아인이며, 정말 특별한 일과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오디컴퍼니가 만든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 4월 25일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정식 개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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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최기웅 기자

원작은 미국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이다. 192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 백만장자 개츠비가 자신의 사랑을 좇는 과정에서 비극적 사건에 휘말리는 이야기다. 뮤지컬은 개막 3주 만에 매출액 128만 달러(약 17억 6601만원)를 돌파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 11월까지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관객의 호평에 힘입어 내년 봄까지 연장 상연을 계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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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아웃사이더스'로 조명상을 받은 브라이언 맥데빗(왼쪽)과 하나 김이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뮤지컬 ‘아웃사이더’에서 조명 디자인을 담당한 한국계 미국인 하나 김(김수연)의 수상 소식도 전해졌다. 하나 김은 동료 브라이언 맥데빗과 뮤지컬 부문 조명 디자인상을 공동 수상했다. 하나 김은 이날 수상자로 이름이 불리자 무척 놀란 듯 “오늘 밤 너무 과하게 차려 입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냥 차려 입고 싶었다”며 “그래도 이렇게 맨살이 많이 나올 줄은 몰랐다”고 농담을 해 관객들의 큰 웃음과 박수를 받았다.

김씨는 김홍준 한국영상자료원장의 딸이다. 김 원장이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태어나 미국 국적을 갖게 됐다. 한국에 들어와 초중고와 대학(서울대 시각디자인 전공)을 마친 뒤, 캘리포니아 주립대(UCLA)에서 무대 디자인 석사 학위를 받았다. 10여년 간 뉴욕 링컨센터, 뉴욕 퍼블릭 시어터, 맨해튼 시어터 클럽 등 미국 공연계에서 무대 디자이너로 활동하다 이번에 ‘아웃사이더’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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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열린 토니상 시상식에서 뮤지컬 '아웃사이더' 배우들이 공연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뮤지컬 ‘아웃사이더’는 1967년에 나온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맷 딜런, 다이앤 레인, 톰 크루즈가 출연했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동명 영화(1990)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1960년대 오클라호마주 털사를 배경으로 사회·경제적 계층으로 나뉜 라이벌 갱단에 속한 젊은이들의 삶을 다뤘다. ‘아웃사이더’는 이날 조명 디자인상 외에도 작품상과 연출상, 사운드 디자인상을 받아 4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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