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m 앞 우승 날린 매킬로이 “당분간 골프와 거리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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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최종 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1.14m 거리의 짧은 파퍼트를 놓친 직후 머리를 감싸 쥐며 안타까워하는 매킬로이. [AFP=연합뉴스]

“어제는 정말 힘든 날이었다. 프로골퍼로서 살아온 지난 17년 가운데 가장 힘들었다.”

17일 끝난 US오픈에서 약 1m 거리의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우승 기회를 날려버린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사진)가 당분간 골프와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3주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하겠다며 US오픈에서 역전패한 뒤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매킬로이는 18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를 통해 “앞으로 몇 주 동안 골프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휴식을 취한 뒤) 7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타이틀 방어를 위해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에서 끝난 US오픈에서 우승 문턱까지 갔다. 브라이슨 디섐보(31·미국)에게 3타 뒤진 채 최종 4라운드를 출발했지만, 조금씩 격차를 줄였고 12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동타(7언더파)를 만들었다. 더구나 뒷 조의 디섐보가 이 홀에서 보기를 범하면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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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그러나 매킬로이는 이후 후반 경기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버디 1개와 보기 1개로 타수를 유지하다가 파4의 16번 홀에서 파 퍼트를 놓치는 바람에 디섐보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이어진 마지막 18번 홀(파4). 매킬로이는 그린을 놓쳤지만, 침착한 어프로치로 홀 1.14m 거리에 공을 붙였다. 짧은 거리의 파퍼트만 성공하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가볍게 친 공이 홀 오른쪽을 스치더니 그대로 흘러갔다. 치명적인 퍼트 실수. 결국 매킬로이는 여기에서 1타를 까먹는 바람에 디섐보에게 우승 트로피를 갖다 바친 꼴이 됐다.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스코어카드 접수처에서 TV로 디섐보의 경기를 지켜보던 매킬로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준우승이 확정되자 캐디와 함께 클럽하우스를 빠져나갔다. 매킬로이는 특히 디섐보가 마지막 18번 홀에서 자신과 비슷한 거리(1.19m)의 파퍼트를 성공시키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 평소 같으면 준우승을 하더라도 챔피언에게 축하 인사를 했겠지만, 이날만큼은 충격이 큰 듯 아무런 말 없이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매킬로이는 2014년 PGA 챔피언십 제패 이후 10년 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마지막 18번 홀의 퍼트 실수는 뼈아팠다.

매킬로이는 다음 날인 18일 뒤늦게 “디섐보의 우승을 축하한다. 디섐보는 충분히 우승할 만한 자격이 있는 챔피언”이라면서 “지난 한 주를 되돌아보면서 몇 가지를 후회하게 됐다. 특히 16번 홀과 18번 홀에서 퍼트 두 개를 놓친 점이 무척 아쉽다”고 했다. 그는 또 “그래도 메이저 대회 우승과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느낀다. 나는 17년 동안 지속해서 회복하는 능력을 키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음 대회를 위해 나 자신을 더욱 단단히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매킬로이는 당장 20일 개막하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신청을 철회했다. 당분간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달 11일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개막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복귀할 예정이다. 매킬로이는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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