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의회 '티베트법' 통과되자…시진핑 "56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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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닝샤회족자치구 시찰에 나서 인촨시 진펑구 공동체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신화통신.

미 의회가 티베트가 중국의 고유영토였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티베트가 미·중 갈등의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티베트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시찰하고 통합을 강조했다.

20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 서북부 닝샤(寧夏) 인촨(銀川)시의 한 마을을 찾았다. 매체는 시 주석이 지역 주민들이 화목한 다민족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하는 것을 보고 기뻐했다고 전했다.

시찰 중 시 주석은 “민족적 단결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 56개 민족이 석류 씨처럼 서로를 꼭 껴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56개 민족이 모인 중화민족공동체는 하나의 대가족”이라면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엔 인근 칭하이(靑海)성의 성도인 시닝(西寧)을 시찰했다. 칭하이성은 중국 내 티베트인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리틀 티베트’라고도 불린다. 그는 칭하이성을 둘러보고 티베트인 학교와 티베트 불교 사찰도 방문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 교육 강화, '애국애교(愛國愛敎)'의 티베트계 불교의 우수한 전통 고취 및 민족 단결 고취 등의 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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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의 수도 라싸 도심에 우뚝 세워진 포탈라궁 전경. 신경진 특파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티베트를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때 진행됐다”면서 시 주석의 서부지역 시찰을 분석했다. SCMP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티베트가 다시 논쟁거리로 떠오르자 시 주석이 티베트 불교 유적지를 찾아 국가적 단결을 촉구했다”면서 “다음 달 열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 전회)를 앞두고 민족 단결을 위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셰마오숭(謝茂松) 칭화대 국가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SCMP에 “시 주석이 찾은 티베트 불교 사찰은 1951년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티베트 불교 지도자들 사이의 중요한 만남이 있었던 장소”라고 짚었다.

최근 미국 각계에선 티베트 문제에 한층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 의회 대표단은 지난 18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티베트 망명정부가 수립된 인도 북부 다람살라를 방문했다. 대중국 강경파인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이 대표단을 이끌었고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방문 명단에 올랐다. 이들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14세를 만났고, 회동 뒤엔 티베트인 수백 명 앞에서 연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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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공화당 하원의원 마이클 맥콜이 이끄는 미국 의회 대표단이 인도 다람살라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왼쪽 두 번째)와 회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앞서 미 의회는 지난 12일 ‘티베트-중국 분쟁법’을 통과시켰다. 티베트가 예로부터 중국 영토였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을 부정하는 게 법안의 골자다. 티베트 민족과 역사·제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허위·왜곡 주장과 정보에 대응하는 데 자금을 지원한다고도 명시했다. 현재 중국 명칭 시짱(西藏)자치구 이외에 티베트인들이 사는 간쑤(甘肅)·칭하이·쓰촨(四川)·윈난(雲南)성 일부도 티베트 지역이란 내용도 포함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서명하면 시행될 예정이다.

중국은 발끈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시짱은 예로부터 중국의 일부였다”면서 “이는 순전히 중국 내정에 속하고 어떠한 외부 세력의 간섭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 역시 법안 통과 직후 “미국은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고, 티베트 독립 세력이 반중 분리주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해선 안 된다”며 “중국은 자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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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 망명정부가 세워진 인도 다람살라의 사원에서 티베트인들을 맞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달라이 라마가 20일 미국으로 향했다. 무릎 치료를 위한 방문이다. 달라이 라마는 지미 카터를 시작으로 버락 오바마에 이르기까지 도널드 트럼프를 제외한 역대 미국 대통령들과 교류해왔다. 2021년 취임 이후 아직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찾은 달라이 라마를 마주할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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