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손웅정 아동학대 논란에…재조명된 박지성 자서전 "후배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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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2006년)' 일부 내용. 사진 커뮤니티 캡처

최근 축구선수 손흥민(토트넘)의 부친 손웅정 SON축구 아카데미 감독이 아동학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박지성 전 축구선수의 자서전이 재조명됐다. 과거 축구계 폭행의 악습에 목소리를 냈던 박지성 부자의 발언이 손웅정 감독의 논란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지난 26일 손웅정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소속 코치 2명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27일 에펨코리아, 뽐뿌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박지성이 축구센터를 지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공유됐다.

해당 글은 박지성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2006년)'에서 다룬 과거 박지성이 겪었던 스포츠계 폭행 피해 경험과 당시 피해 사실에 대한 내용이었다.

박지성은 자서전에서 "학창 시절 셀 수 없을 정도로 두들겨 맞으면서 난 결코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배들을 때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내가 최고참 선배가 됐을 때, 난 후배들에게 손을 댄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날 때린 선배들에게 나름의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이라며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겐 저절로 (후배들에 대한) 권위가 생겨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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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2006년)' 일부 내용. 사진 커뮤니티 캡처

이와 관련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씨도 "가끔 지성이가 이런 말을 한다. '만약 내가 맞지 않고 축구를 배웠다면 지금보다 훨씬 축구를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들이 (유소년) 축구센터를 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더 이상 아이들이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축구를 배우기보다는 더 나은 환경 속에서 축구를 자유로이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박지성의 모친 장명자씨 역시 "학창 시절 멍이 시퍼렇게 들도록 맞고 들어와 혹시나 엄마 눈에 눈물이 맺힐까 봐 친구하고 부딪쳐서 그렇게 되었다며 겸연쩍게 씩 웃던 속 깊은 네 모습이 눈에 선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과거부터 축구계에 만연했던 폭행 관습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온 박지성 부자의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최근 발생한 손웅정 감독의 아동 폭행 논란을 저격하는 모양새다.

누리꾼들은 "폭력은 절대로 훈육이나 교육이 될 수 없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강압적인 훈련은 아닌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스포츠계의 폭행 악습이 사라져야 하는 주장이 대부분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손정우 감독과 코치진 2명은 아동복지법상 아동 학대 혐의로 지난 3월 해당 아카데미를 다니던 학생 A군의 고소로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고소장에 따르면 A군은 "지난 3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중 A 코치가 코너킥 플라스틱 봉으로 허벅지 부위를 때려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 "경기에 졌다는 이유로 선수들에게 일정 시간 안에 골대에서 중앙선을 찍고 되돌아오는 벌을 내렸고, 늦게 도착한 일부는 엎드린 자세로 맞아 허벅지가 붓고 피멍이 들 정도였다", "작년 11월 이후 감독 등으로부터 경기 중 실수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심한 욕설을 들었다"는 등 폭행 피해를 주장했다.

손웅정 감독은 논란 당일 입장문을 내고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히면서도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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