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일 지나는 곳, 남일 같지 않아"…도심 차량 돌진에 충격 휩싸인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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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9시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경찰이 완전히 파괴된 차량 한 대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앞 일대는 평소 많은 사람이 다니는 도심 한복판으로 사고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충격도 컸다. 고층 오피스 빌딩과 북창동 먹자골목과 가까워 직장인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2일 인근의 한 대기업에 다니는 A씨는 “평소 자주 가던 식당 바로 앞에서 사고가 났다. 방어운전이 아니라 방어 보행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차량이 덮친 인도에는 순댓국집과 삼계탕집, 편의점 등이 자리했다. 이 장소를 매일 지나는 시민들은 “남 일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20대 후반 직장인 최모씨는 “자주 회식했던 곳이 즐비한 길에서 끔찍한 사고가 나서 마음이 편치 않다”며 “사망한 사람들도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직장인일텐데 이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날 줄 누가 알았겠느냐”고 말했다. 오모(30)씨는 “남편도 늘 그 길을 통해 퇴근한다”며 “어제 사고 소식을 듣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 연결음이 들리는 1초 1초가 영겁처럼 느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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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차가 돌진해 덮친 인도 앞 폐쇄회로(CC)TV에는 피해자들이 사고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3~4명씩 모여 대화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뒤 불빛과 함께 순식간에 차가 인도로 덮쳤고, 피해자들은 피할 새 없이 변을 당했다. 차가 돌진한 지 10여 초 뒤 가게 안에 있던 시민들이 나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얼어붙은 모습도 담겼다.  차량은 가드레일이 통째로 뽑힐 정도로 빠르게 돌진했기 때문에 사망자로선 속수무책이었다.

1일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차모(68)씨가 운전하는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가해 차량 운전자 차씨를 검거했다. 차씨는 음주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으며 차가 급발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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