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독도 넘겨주자는 거냐"…김병주 막말 논란, 친일 프레임으로 역공하는 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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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에 독도를 그냥 일본에 넘겨주자는 것이냐?”

3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찬대 원내대표의 언성이 높아졌다. 그러면서 그는 “호시탐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과 우리는 동맹을 맺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한·미·일 관계를 ‘동맹’이라고 지칭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 나갔다”고 비판했다가 논란이 일자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자기 나라를 침략하는 나라와 동맹관계라고 주장하는 보수가 세상천지에 어디 있냐”며 “국민의 탄핵 청원 동참 물결을 보고서도 정신 차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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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뒤 나와 김병주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박 원내대표 외 다른 지도부도 이 문제를 꺼내들었다. “일제 치하 36년의 치욕을 잊었는가? 김 의원이 예리하게 잘 지적했다”(정청래 최고위원)라거나 “국민의힘의 속내는 채 해병 특검법을 처리하지 않기 위한 의도적 파행”(고민정 최고위원)이라며 거들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반일 성토'로 막을 올리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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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김병주 의원이 2일 저녁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밖에서도 성토가 이어졌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동맹 발언은 국민감정에 매우 반하는 행태”라며 “김병주 의원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당초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상정하려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 때문에 본회의가 파행되면서 불발됐다. 국민의힘에서 발언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일축했다.

이날 특검법 상정은 불발됐지만, 민주당은 ‘잃은 게 없다’는 분위기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전 대표와 관련된 검사 탄핵 등 역풍이 우려됐는데, 친일 논란이 터지면서 전선을 넓게 펴고 시선을 분산시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일본 정부의 지분 조정 요구로 촉발된 네이버·라인 야후 사태 등에도 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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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20년 7월 오전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 도착해 근로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과거에도 반일 테마를 자주 들고 나왔다. 2019년 7월 최저임금 인상 결정 및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의 영향으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40% 선으로 뚝 떨어졌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8월 2일 국무회의)며 이른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독립을 내세웠다. 이후 문 대통령은 반도체 현장을 잇달아 방문했고, 전국적으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다. 대통령 직무수행평가도 50.4%(8월 2주차 리얼미터)를 기록하며 50% 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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