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호텔 식사 참 좋네"라던 부부, 갑자기 "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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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발생한 서울 시청역 앞 차량 돌진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운전자 차모(68)씨 부부가 대화 중 부주의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4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경찰이 분석한 차씨 부부 차량 블랙박스에는 부부가 시청역 인근 웨스턴조선호텔에서 부인 김모(66)씨의 친오빠 칠순 잔치를 마치고 나온 뒤 ‘호텔 식사가 참 좋았다’와 같은 취지의 대화를 한 내용이 담겼다. 이야기는 계속됐고 분위기는 대체로 화기애애했다고 한다.
분위기가 바뀐 건 차씨가 몰던 차량이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와 일방통행로인 세종대로 18길로 잘못 들어선 뒤였다고 한다. 부부의 대화가 이때 갑자기 끊긴 것이다. 차씨는 당황한 듯 “어어어”라고 말했고, 이후 충돌 장면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 소리를 지르면서 “천천히 가라, 왜 이렇게 빨리 가냐”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차씨가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착각했을 가능성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브레이크가 안 들었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차씨 측은 사고 원인으로 급발진을 지목하고 있다. 김씨는 3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사고 원인은 기계 오작동이고 저희도 어쩔 수 없었다”라며 “당시 너무 당황스러워서 ‘어어’ 소리만 질렀는데 다 녹음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원인이 차씨와 김씨의 부부싸움일 수도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며 “저희 부부는 성당에 꾸준히 나가고 착하게 살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3일 동아일보에는 ‘사고 당시 차량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라고도 주장했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이송된 뒤 김씨가 차씨에게 역주행 이유를 묻자, 차씨는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더 가속돼서”라고 답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경찰이 인근 감시 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차씨 차량의 ‘보조 브레이크 등(燈)’이 사고 당시 켜지지 않았던 것으로 경찰은 판단하고 있다. 운전자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주 브레이크등과 보조 브레이크 등이 모두 켜진다. 사고 발생 때가 야간이라 후미 등에 불이 켜져 있어 주 브레이크 등의 작동 여부에 대한 식별이 쉽지 않은 탓에 경찰은 차량 뒷유리 위쪽 보조 브레이크 등의 점등 여부를 파악했다고 한다.
경찰은 주요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사고 차량인 제네시스 G80과 피해 차량인 BMW·소나타의 블랙박스 영상, 호텔 및 사고 현장 주변의 CCTV 영상 등 자료 6점을 지난 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정밀 감식·감정을 의뢰했다. 이번 사고 사상자는 사망자 9명, 부상자 7명으로 총 16명(3일 오후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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