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주행인지 몰라, 브레이크 딱딱했다…시청역 운전자 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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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역주행 차량이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뉴시스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68)씨가 사고 발생 사흘 만에 피의자 조사에 응했다. 차씨는 4일 진행된 조사에서 사고 당시 "역주행인지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 45분부터 4시 50분까지 차씨가 입원해있는 서울대병원에서 이뤄진 첫 피의자 조사에서 이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국민일보가 보도했다. 다만 경찰 측은 해당 내용 진술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피의자 조사는 변호사 입회하에 입원실에서 경찰 교통조사관 총 4명이 진행했다.

차씨는 지난 1일 오후 시청역 인근 웨스틴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 도로인 세종대로18길을 200여m 역주행하다 가드레일과 인도의 행인을 들이받은 뒤 BMW, 쏘나타 차량을 추돌했다.

차씨가 호텔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부터 속도를 낸 사실이 확인되면서 일각에서는 차씨가 일방통행길로 잘못 접어들자 빠르게 빠져나가기 위해 속도를 내 역주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차씨가 "역주행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사고 직후 줄곧 급발진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주장해온 차씨는 이날 조사에서도 "사고 당시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딱딱했다"며 차량 상태 이상에 따른 급발진을 거듭 주장했다. 차량이 갑자기 급가속을 해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작동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경찰은 차씨의 상태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고 첫 조사인 만큼 본격적인 신문을 하기보다는 사고 전후 상황에 대한 차씨의 진술을 듣는 데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사고 당시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어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일반 병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그간 경찰은 차씨가 진술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태로 보고 근거리 신변 보호만 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조사했고 피의자 및 변호인과 협의해 추후 후속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차씨의 신병 확보를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거나 체포의 필요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영장이 기각됐어도 병원에 있고 신변 보호가 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수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구속영장 신청 여부도 계속 검토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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