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피의 난투극' 이후 4년 만…중-인 외교수장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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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X(옛 트위터) 캡처.

국경 분쟁으로 유혈사태를 벌였던 중국과 인도의 외교 수장이 만나 국경 지역의 안정을 약속하고, 이와 관련한 새로운 협의를 조속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4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회담하고 이처럼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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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열린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회동하고 국경 분쟁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X(옛 트위터) 캡처.

왕이 부장은 “고대문명과 주요 개발도상국, 신흥 경제국의 대표자인 양국은 공동 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면서 “전략적 관점에서 양국 관계를 바라보고 소통하며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경 지역 상황을 적절하게 처리하고 통제하며 다른 한편으로 정상적인 교류를 적극적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이샨카르 장관 역시 “이웃 국가인 인도와 중국이 함께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양국 관계 발전은 지역과 세계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측 지도자의 원대한 비전에 따라 간극을 건설적으로 해결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페이지를 조속히 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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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측이 공개한 지난 2020년 6월 중국과 인도간 국경 충돌 장면. 중국중앙(CC)TV=연합뉴스

히말라야 산맥에 걸쳐 수천 km를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접경지대인 카슈미르에서 1960년대 전쟁을 치른 이후 군사적 긴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20년 카슈미르 라다크의 갈완 계곡에선 인도군과 중국군이 쇠못이 박힌 몽둥이, 돌멩이 등을 들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맨주먹 혈투’가 벌어져 양국 관계가 급격히 냉각됐다.

이 사건으로 인도군 최소 20명이 숨지면서 인도에선 반중 시위가 벌어졌다. 당시 흥분한 인도 군중은 중국제 스마트폰을 부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상화를 짓밟았다. 2022년에도 인도 동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타왕 지역에서 양측 군인들이 충돌해 부상자가 발생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이 이번 회동으로 갈완 계곡 충돌 이후 4년 만에 합의에 도달한 데 주목하며 “양국이 현재 상황이 장기화하는 건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 데 동의했다”는 인도 외교부의 입장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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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중국 국경 지대의 중국군(왼쪽)과 인도군. [AFP=연합뉴스]

다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SCO 정상회담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거리를 여전히 유지하려고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SCMP는 4일 그의 불참에 대해 “외교 정책에서 섬세한 균형을 추구하는 인도가 SCO의 상징성을 축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연구하는 홍콩 링난대 국제관계학과 장바오후이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모디의 불참은 인도가 SCO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인도는 서방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중국·러시아 등 비서방 진영과의 관계를 약화하면서 전략적 관계를 재편해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싱가포르 국립대 남아시아연구소의 아미트란잔 연구원은 모디 총리가 3선에 성공한 이후 지지율 하락을 겪는 데다 지난달 이탈리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다음 주 러시아에서 블라디미트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정상회의 불참은 바쁜 일정 때문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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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AFP=연합뉴스

SCO는 중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한 집단안보협력기구로, 2001년 중국 상하이에서 만들어졌다.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파키스탄·인도·이란·벨라루스 등 10개국이 회원국이다. 인도는 갈등 관계인 파키스탄과 함께 2017년 가입했고, 이란은 2008년 가입을 신청한 뒤 지난해 7월 정식 회원국이 됐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벨라루스가 정식 회원국 자격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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