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예뻐서 타는 차? 미니는 '운전맛집'이었다…아쉬웠던 콕핏 [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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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10년 만에 4세대 완전변경 모델인 ‘뉴 미니 쿠퍼 S’를 출시했다. 사진 BMW

도로 위에서 소형차는 다른 차량에 위협당하기 일쑤다. 일반적으로 소형차는 속도나 성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의 쿠퍼 후면 번호판 아래엔 “미니를 놀리거나 까불지 마세요”(PLEASE DO NOT TEASE OR ANNOY THE MINI)라는 문구가 쓰여있을까.

미니 쿠퍼가 10년 만에 4세대 완전변경 모델 ‘뉴 미니 쿠퍼 S’로 돌아왔다. 이전까지 ‘쿠퍼(Cooper)’는 미니 기본 모델에서 엔진 성능을 높이고 스포티함을 더한 변형 모델이었지만, 4세대부터는 엔진 사양과 무관하게 3도어·5도어·컨버터블 라인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새로운 미니의 매력을 느껴보기 위해 지난 2일 폭우를 뚫고 ‘뉴 미니 쿠퍼 S’ 3도어 모델을 타고 서울~양평 중미산~경기 가평까지 약 90㎞ 구간을 직접 운전해봤다.

미니의 운전대를 잡자마자 ‘착’ 붙는 조향감이 느껴졌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민첩한 몸놀림은 매력적이었다. 과거 미니는 ‘예뻐서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컸는데, 새 모델은 ‘드라이빙을 즐기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 당일 수도권에 폭우가 내려 노면 상태가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민감하게 미끄러져 나갔고, 급커브에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제로백(정지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6.6초라는 설명이 확 와 닿았다.

브레이크도 밟는 즉시 차량 속도가 줄어 들었다. ‘착 붙는 조향감’ 덕분에 차와 내 몸이 한 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BMW 관계자는 “최적화를 통해 전작보다 조향감을 높인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외부 소음이나 노면 충격은 고스란히 실내로 전달되는 게 단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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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니쿠퍼는 콕핏에서 상당수의 물리 버튼을 없애버린 게 특징이다. 대부분의 조작은 대시보드 중앙의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능하다. 사진 BM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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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미니는 콕핏에서 상당수의 물리 버튼을 없애버린 게 특징이다. 과거 헤리티지를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중앙포토

4세대 미니쿠퍼는 1959년 처음 탄생한 클래식 미니의 디자인 핵심 요소를 계승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콕핏에서 상당수의 물리 버튼을 없애버린 것부터가 인상적이다. 누를 수 있는 물리 버튼은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 자동변속기, 시동, 운전 모드 변경, 음향 볼륨 버튼 등 딱 10개만 남아있다. 클래식 미니의 디자인을 대폭 반영해 불필요한 것을 덜어냈다는 설명이다.

나머지 차량 조작은 대시보드 중앙의 240㎜ 크기 원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통해 가능하다. 미니의 야심작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손잡고 함께 만든 것으로, 계기판을 비롯해 내비게이션·공조제어·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이 담겼다.

문제는 원형 콕핏이 운전석과 분리된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기 위해서라도 원형 콕핏의 공조제어 기능을 활용해야 하는데,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직관적이지 못해 한참을 찾아야 한다. 반응 속도도 스마트폰처럼 빠르지는 않았다. BMW 관계자는 “향후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를 통해 최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으려면 경로 확인을 위해선 시선을 전방에서 원형 콕핏으로 옮겨야 했다. 운전에 방해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새로운 차량 환경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꽤 걸렸고, 원형 콕핏은 차라리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디스플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폭우가 쏟아진 탓인지 자율주행 보조 기능은 차선을 알아보지 못했다.

실내 대시보드와 문짝 등은 패브릭 소재가 적용됐다. 문제는 가격이다. ‘뉴 미니 쿠퍼 S’는 페이버드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출고가는 4810만원이다. “이 정도 돈이면…” 매니어가 아닌 국내 일반 소비자들에겐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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