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에어컨? 제습기엔 못 당해"…LG·위닉스에 삼성까지 습기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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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장마 소식에 제습기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장마 기간이 길어지고 제습기가 사계절 가전으로 진화하며 시장이 커지자 인공지능(AI) 기능을 반영하거나,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한 신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6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2주(6.18~7.1)간 제습기 매출이 직전 2주(6.4~17)보다 2.5배로 늘었다. 제습기 제조 업체들은 쿠팡 등 주요 온라인 유통사와 손잡고 익일 배송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가전업계에선 지난해 제습기 시장을 약 60만대, 약 3000억원(대당 평균 50만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엔 신발·서랍·옷장 건조나 겨울철 결로 방지를 위해 제습기를 쓰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가 장마철 가전이 아닌 일년 내내 쓰는 일상 가전으로 바뀌고 있어 올해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습기는 다른 대형 가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장벽이 낮은 편이라 중소·중견 기업이 많이 진출해있다. 전통 강자는 50년 역사의 위닉스다. 위닉스는 지난해 홈쇼핑에서 1시간 동안 제습기를 6845대 판매해 시간당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위닉스는 매년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인다. 올해 선보인 뽀송 인터버 제습기는 크면 클수록 잘 팔리는 ‘거거익선’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 일일 제습 용량이 현존 제습기 중 최대인 21리터짜리로 출시됐다. ▶도서관보다 낮은 소음(33.5dB)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자외선(UVC) 안심 살균 ▶대용량(6.3리터) 물통 등 제습 능력뿐 아니라 편의성과 위생 기능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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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닉스 뽀송 제습기. 사진 위닉스

대기업 중에선 LG전자가 위닉스와 양강 구도를 달리고 있다. LG전자 휘센 오브제 컬렉션은 올해 10년 만에 디자인을 크게 바꿨다. 크기가 슬림해졌고, 핸들·전기선 등을 필요할 때만 빼 쓰도록 제품 내부에 수납했다. 지난해(20리터)보다 용량도 더 늘린 최대 제습 용량(21리터)에 조용한 제습(32dB)이 가능하도록 했다. 저소음 모드 작동 때 쾌속과 대비해 47%의 소비 전력 저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위생적 측면에서도 타 제품과 차별화하기 위해 UV(자외선) 나노 기능을 탑재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장마철 아닌 때에도 제습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 생활 패턴과 디자인까지 고려해 신제품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5년 만에 다시 제습기 시장에 재진출했다. 예전에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한 제품을 판매했었는데 현재는 삼성전자 직접 생산으로 바꿨다. 지난해 출시한 인버터 제습기는 저소음(34dB)과 60도 회전 바퀴,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대용량(6리터) 물통 등을 특징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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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휘센 오브제 제습기. 사진 LG전자

위닉스 등이 합리적 가격으로 가성비 뛰어난 보급형 모델을 내세운다면, 대기업은 AI 기능과 스마트폰 원격 제어 등의 기술력으로 똑똑한 제습기를 강조하며 프리미엄 소형 가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엔 고가여도 다양한 기능을 갖춰 편리성을 높인 제품을 찾는 수요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고 업계는 설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로 관리할 수 있고 스마트싱스(삼성전자의 스마트홈 연결 플랫폼)로 연결돼 에어컨 등 다른 제품들과 함께 쓰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며 “스마트 공간 케어 기능으로 최적의 습도로 알아서 맞춰준다”라고 말했다. 스마트싱스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소비 전력을 최대 20%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LG전자는 스마트홈 플랫폼인 씽큐 앱과 연동해 어디서든 습도 등을 확인하고 제어토록 했다. 향후 추가될 새 기능도 이 앱을 통해 업그레이드해 쓸 수 있다.

에어컨 제습모드 vs 가정용 제습기 

제습기 구매를 고민하는 소비자들은 실내 에어컨의 제습 기능으로 제습기를 대체할 수 있는지 궁금해 한다. 온라인 맘카페에는 “제습기를 살지 에어컨 제습 기능으로 버틸지 고민이다”, “에어컨 제습으로 해도 습도가 잘 안 잡히는 것 같아 장마 시작 전 제습기를 따로 사야 하나 싶다” 등의 글이 종종 올라온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20일 에어컨 제습 모드와 가정용 제습기 비교 결과를 공개했다. 실내 온·습도와 소비전력량을 5시간 동안 측정해보니, 에어컨이 제습기 기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소비자원은 에어컨 제습모드는 일정 습도(50~60%Rh·상대습도)가 유지되지만 제습기는 30%Rh대까지 습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제습 효과 차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에어컨과 제습기의 작동 방식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제습 모드는 온도를 낮게 유지하며 습기를 제거하는 방식이라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실외기가 작동, 멈춤을 반복한다. 그런데 에어컨 실내기는 계속 바람을 내보내기 때문에 실내기의 냉각판에 맺힌 물방울이 다시 실내로 유입된다. 그 결과 실내 습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낮아지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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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인버터 제습기.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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