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황' 황선빈(27·롯데 자이언츠)이 회심의 퍼포먼스를 펼쳐 프로야구 올스타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6일 KBO 올스타전에서 '마성의 스킵 동작'을 선보이는 황성빈. 연합뉴스

황성빈은 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 올스타전에서 상금 300만원이 걸린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았다. 투표 참여자 중 과반이 넘는 51%가 황성빈에게 표를 던졌다.

기예르모 에레디아(SSG 랜더스)의 부상으로 올스타전 막차를 탄 황성빈은 3회 말 첫 타석에 앞서 '배달의 마황'이라고 적힌 헬멧을 쓰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이어 '딩동'이라는 배달 주문 알람에 맞춰 '배달의 민족'을 상징하는 민트색 전동 바이크에 탑승한 뒤 타석으로 향했다.

빠른 발을 앞세워 내야 안타를 만들어낸 황성빈은 1루에 도착하자 주머니에서 '배달 완료'라고 적힌 종이를 꺼내 팬들에게 들어보였다. "안타를 배달했다"는 의미였다.

6일 KBO 올스타전에 '배달의 민족' 전동 바이크를 타고 나타난 황성빈. 연합뉴스

하이라이트는 그 뒤에 나왔다. 황성빈은 올 시즌 자신을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의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스킵 동작을 우스꽝스럽게 재연했다. 발을 땅에 붙여둔 채 2루 쪽으로 몸만 찔끔찔끔 움직이는 '뛸까 말까' 동작인데, 상대 투수를 불필요하게 도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한때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황성빈은 승패에 큰 의미가 없는 올스타전에서 이 동작을 더 빠르게 여러 차례 반복해가며 좌중을 웃겼다. 평소보다 더 과한(?) 스킵 동작을 마치 안무처럼 반복하는 황성빈의 모습에 마운드에 있던 투수 김영규(NC 다이노스)와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조차 폭소를 터트렸다.

황성빈은 또 4회 초 수비에 앞서 '신속배달'이라 적힌 철가방을 달고 외야에 나타났다. 이어 팀 동료 박세웅이 마운드에서 손짓을 하자 진짜 신속하게 달려가 로진백을 배달했다. 수많은 선수가 야심찬 퍼포먼스를 준비했지만, 그중 으뜸으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기획이었다.

6일 KBO 올스타전에서 두 딸이 가져다 준 '양바오' 모자를 쓰고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 연합뉴스

한편 올해 올스타전에는 유독 자신의 아이와 함께 추억을 남긴 선수가 많았다. 양의지(두산 베어스)·최형우·박찬호(이상 KIA 타이거즈)·류지혁(삼성 라이온즈)·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등이 그라운드에 아들과 딸을 불러냈다.

여자 배구선수 김희진(IBK기업은행)의 닮은꼴로 유명한 윤동희(롯데)는 '동희진'(동희+희진)이라고 적힌 유니폼을 입고 배구공까지 들고 나와 팀 동료 김원중을 향해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이 소식을 들은 김희진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사진을 올리면서 "엄마, 혹시 잃어버린 남동생 있어?"라는 농담을 남기기도 했다.

6일 KBO 올스타전에서 배구선수 김희진으로 분장한 뒤 팀 동료 김원중(왼쪽)에게 스파이크를 날리는 윤동희. 연합뉴스

'마라탕후루' 챌린지로 유명한 로니 도슨(키움 히어로즈)은 양손에 탕후루 인형을 들고 화려한 춤사위를 선보였고, 로하스는 '조원동 섹시가이'라는 별명에 맞게 가죽재킷을 입고 나타나 주심에게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넸다.

오스틴 딘(LG)은 어릴 적 장래 희망이었던 피자 배달부로 변신해 타석에 피자 세 판을 들고 나왔다. 이 피자를 건네 받은 상대 포수 양의지는 한 조각을 크게 베어물고 엄지를 치켜세워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