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뉴펜저스'도 '어펜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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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열린 SK텔레콤 후원 국가대표 2024 파리 올림픽 출정식에서 질문에 답하는 오상욱(오른쪽)과 구본길. 연합뉴스

멤버는 바뀌었지만 자신감은 여전하다. '어펜저스'에서 '뉴펜저스'로 변신한 펜싱 사브르 대표팀이 금빛 찌르기를 약속했다.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한국 펜싱 역사를 새로 써왔다. 2012 런던올림픽에선 펜싱 첫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고,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사상 첫 2연패에 도전한다.

대표팀은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이란 별명으로 불렸다. 실력과 외모를 겸비한 김정환(41), 구본길(35·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김준호(30·화성시청), 오상욱(28·대전시청)의 활약으로 비인기종목이었던 펜싱이 크게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멤버가 바뀌었다. 파리올림픽에는 구본길과 오상욱만 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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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 출전하는 박상원(왼쪽부터), 도경동, 오상욱, 구본길 선수. 김성룡 기자

29일 열린 팀 SK 출정식에 참석한 구본길은 "정환이 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이제 알았다. 리더, 캡틴이라는 자리가 힘들다는 걸 느꼈다"며 "내가 무너지면 후배들도 무너진다는 걸 알았다. 내가 멘털적으로 강해져야겠다"라고 말했다.

마블 영화 속 어벤저스는 기존 영웅들이 떠난 뒤 새로운 영웅들이 힘을 보탠다. '뉴펜저스(뉴 어펜저스)'에도 젊은 피가 합류했다. 도경동(25·국군체육부대), 박상원(24·대전광역시청)이 주인공이다. 구본길은 "나도 기대된다. 새 멤버들에 대한 관심도 있고, 시너지 효과도 생길거라 믿는다. 색깔도, 분위기도, 펜싱 스타일도 다르다. 준비도 열심히 했다.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했다.

오상욱은 "(젊은)두 명이 들어와 패기가 생겼고, 그 힘을 많이 얻는 것 같다.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그전 못지않은 팀으로 파리올림픽을 치를 것"이라고 했다. 막내였다 선배가 된 그는 "전에는 형들을 따라가기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후배들이 저를 따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내가 경기를 못하면 후배들에게도 영향이 간다.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카페에서 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어야지'라고 하면 후배들도 따라서 시키더라. 꼰대가 되고 싶진 않았는데"라고 웃으며 "후배들에게 선택권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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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 금메달을 획득한 오상욱(왼쪽부터), 구본길, 김정환, 김준호. 장진영 기자

김정환과 김준호는 선수 대신 해설위원으로 함께 파리에 간다. 구본길은 "우리를 제일 잘 알고 있으니 좋은 해설을 해줄 것이다.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국민들이 잘 볼 수 있게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상욱은 "형들과 가끔 통화를 하면 '몸이 어떠냐'고 물어본다"며 "정환이 형은 워낙 말을 잘 해서 걱정이 없다. 준호 형은 말을 잘 안 하는 편이라 좀 걱정된다"고 웃었다.

구본길은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그는 "네 번의 올림픽을 치르면서 욕심도 내고 내려놓기도 해봤다. 다 안 되더라. 내 장점은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라며 "개인전 준비는 이미 끝났다. 색깔과 상관없이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어 "그 전에는 결과만 보고 준비했다. 마지막 올림픽을 준비하는 지금 과정이 행복하다"고 했다.

4명의 선수 중 가장 세계랭킹(9위)이 높은 오상욱은 개인전 첫 메달을 꿈꾼다. 올해 초 손목 부상으로 슬럼프를 겪었지만, 이번 달 쿠웨이트 아시아선수권에서 우승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최근 기르던 수염까지 깨끗하게 면도한 오상욱은 "파리올림픽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2012 런던올림픽(금2, 은1, 동3) 이후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펜싱은 여자 에페와 사브르 등에서도 메달이 기대된다. 세계랭킹 2위인 에페 대표팀 에이스 송세라는 "단체전 뿐 아니라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윤지수는 "여자 사브르도 깜짝 메달을 따내 런던올림픽 못지 않은 성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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