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짜 사업지는 잡는다’…하반기 수주전 달아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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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이 최근 시공권을 따낸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써밋 라피움'(신반포 16차 재건축) 조감도. 사진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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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가 시공권을 확보한 송파구 잠실우성 4차 재건축 아파트 투시도. 사진 DL이앤씨

대우건설과 DL이앤씨가 지난 8일 각각 서울 서초구 신반포 16차, 송파구 잠실우성 4차 아파트의 재건축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하반기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전이 막이 오른 모습이다. 두 회사 모두 도시정비사업으론 올해 첫 마수걸이 수주일 정도로 상반기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여파가 컸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주요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이 입찰 속도를 내면서 주요 건설사들도 수주 채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사비 급등, 고금리 상황은 여전하지만 서울 강남·서초·용산 등 알짜 사업지는 수익성이 나오는 만큼 주요 건설사 간 수주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주액이 7000억원에 그친 삼성물산(건설부문)이 특히 하반기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2구역(남영2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나서면서 시동을 걸었다. 남영동 일대 1만7659㎡를 재개발해 최고 35층, 3개동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을 조성하는 7000억원 규모 사업이다. 이 수주전엔 HDC현대산업개발도 나서 치열한 수주 경쟁을 예고했다.

삼성물산은 서초구 방배15구역 재건축과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초 1조3000억원 규모의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에 고배를 마신 터라 올해 수주 목표치(3조4000억원)를 채우기 위해 입찰에 나선 사업장은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목표다.

서울 강남구에선 개포한신 재건축 시공권을 두고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맞붙는다. 4월 1차 입찰 땐 나서는 건설사가 없었지만 이달 초 2차 입찰에 두 회사가 참가하면서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두산건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7구역 재건축 사업엔 SK에코플랜트와 호반건설이 지난 2일 출사표를 냈다.  방배7구역 일대를 최고 19층 316가구 아파트로 새로 짓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시공능력평가 10위권인 두 회사에는 소규모 단지여도 강남권 수주라는 상징성이 커서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상반기에만 3조원가량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 실적이 가장 앞선 현대건설은 하반기엔 서초구 신반포 2차 재건축과 한남 4구역 재개발 수주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두 곳 모두 한강변 입지에 사업비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 사업지다. 신반포 2차 수주전에는 대우건설도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한남 4구역은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신반포 2차는 이르면 이달, 한남 4구역은 다음 달쯤 입찰 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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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대우건설 관계자는 “공사비·인건비 등이 너무 올라 선별적·보수적 수주 기조는 변함이 없지만 당분간 강남은 반포가 대장일 수밖에 없어 신반포 2차는 시공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도 구반포에 이어 신반포에도 자사 브랜드 ‘디 에이치’ 깃발을 꽂겠다는 목표다.

다만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붙고 있지만 재건축 시장은 여전히 냉기가 돌고 있다”며 “상반기에 수주가 적었던 것도 재건축조합과 시공사 간에 서로 접점을 찾지 못해 입찰 등이 차일피일 미뤄진 영향”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하반기 들어 수주 실적을 내야 하긴 하지만 수지 타산이 맞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 등 사업성을 검증하는 내부 절차도 까다로워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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