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육군에 납품한 아리셀 전지 3번 터졌다…"리튬 폭탄 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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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셀 제품 목록. 빨간 원 안에 재충전불가식 전지는 지난 2022년 두 차례, 2023년 한 차례 보관 중 파열(폭발)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된 리튬 일차전지와 동일 제품이다. 사진 에스코넥·아리셀 홈페이지

리튬 폭발 화재로 31명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아리셀 화재 사건 관련 에스코넥·아리셀이 국군에 납품한 리튬 일차전지가 보관 도중 3차례 파열(폭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보관하던 도중 군납 리튬 전지가 폭발한 사례가 수십건에 달하는 데다 지난 2019년엔 242억원의 재산 피해를 내면서 “리튬 전지가 아니라 리튬 폭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경기하남갑)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군납 리튬전지 파열 현황’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육군에서만 총 31건 리튬전지 파열(폭발) 사고가 났다. 파열 사고 31건 중 25건이 품명 BA-6853AK라는 재충전불가식 1차전지에서 발생했다.

BA-6853AK는 근거리 FM 무전기인 PRC-999K에 사용되는 전지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에스코넥·아리셀이 납품한 군납 전지 역시 지난 2022년 두 차례, 지난해 한 차례 보관 도중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엔 7월 12일, 14일 장비 사용 전, 지난해엔 2월8일 신품을 저장하던 도중 파열됐다. 사고가 난 에스코넥·아리셀 전지는 모두 2018년 10월 생산한 것이었다. 세 차례 파열 사고가 난 육군을 제외한 나머지 해군, 공군, 해병대에선 최근 5년간 리튬 전지 폭발 사고가 없었지만, 아리셀은 지난 2023년 2분기에도 육·해군·의무사령부와 BA-6853AK 6만3277개를 계약해 납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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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2월 세종시 육군 군수사령부 종합 보급창 대형 창고에서 리튬 1차전지 보관 도중 화재가 나 242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국방부 군용전지안전관리 지침에 따르면 군용 전지 파열(폭발)은 저장 또는 사용 중 전지 내부 화학반응에 따른 압력의 급격한 증가로 안전배기장치 또는 다른 부위가 갈라지는 현상이다. 여러 조각으로 찢어지며 셀 내용물이 터져 나오는 것도 포함한다.

리튬 전지 파열(폭발)은 막대한 재산 피해로도 이어졌다. 지난 2019년 통틀어 4차례 1차전지 폭발 사고가 났는데, 12월30일 세종 육군 군수사령부 종합보급창에서 난 리튬 전지 폭발 화재로 242억원 재산 피해가 있었고, 2021년에도 보관 도중 화재 폭발로 3억4000만원 재산 피해가 났다.

추미애 의원은 “‘리튬 폭탄’이라 불러도 될만큼 다수의 군 리튬전지 폭발사고가 확인됐다”며 “안타까운 참사가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빈틈없는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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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리튬 일차전지 제조업체인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뉴스1

별도로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 화성 아리셀 화재사건 수사본부는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지난 2021년 2건, 2022년 1건, 지난달 22일 1건 등 모두 4건의 리튬 전지 폭발 화재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미리 화재 안전 매뉴얼을 정비했더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4건의 폭발 화재 중 지난달 22일 화재의 경우 전지 전해액을 주입하는 과정에 온도가 급상승하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났고, 해당 배터리를 분리 보관했는데 불이 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화재로 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인명피해를 야기한 이유는 ‘전지를 한곳에 모아 보관한 행위 때문’이라고 짚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박순관 에스코넥·아리셀 대표이사와 박중언 아리셀 본부장 등 총 5명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이런 가운데 아리셀 산재 피해가족 협의회·중대재해 참사대책위원회는 오는 10일 추가로 파견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고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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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 희생자 유가족 등 교섭단이 지난 5일 오후 경기 화성시청에서 열린 사측과 첫 교섭에 참석하며 분향소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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