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후배 위해 써달라"…알바로 모은 600만원 건넨 여대생 마지막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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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로 번 돈 6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고 세상을 떠난 대구대 생물교육과 차수현씨를 추모하는 문구가 붙은 벤치. 연합뉴스

교사를 꿈꾸던 여대생이 세상을 떠나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차민수(55)씨는 딸인 고 차수현(22) 씨를 대신해 600만원을 대구대 발전기금으로 전달했다. 이는 수현씨가 생전 교내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며 모은 돈이다.

수현씨는 2021년 교사가 되려는 꿈을 안고 대구대 사범대학 생물교육과에 입학했다. 그러나 입학과 동시에 건강 검진을 통해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 진단받았다. 대장이나 직장에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선종이 생기는 질환이다. 20여 년 전 수현씨의 아버지 차씨도 같은 병으로 오랜 기간 투병해왔다.

대장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병이었지만 후유증이 큰 수술 대신 수현씨는 자연치유 쪽을 택했다. 투병하면서도 3년간 쉴 틈 없이 달렸다. 한 학기도 쉬지 않고 학업에 매진하며 교수 연구실에서 연구 학생으로 활동했다. 또 교내 한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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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로 번 돈 600만원을 후배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고 세상을 떠난 대구대 생물교육과 차수현씨.연합뉴스

병세가 악화한 수현씨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쯤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고 지난달 초 끝내 숨을 거뒀다.

수현씨는 생전 부친에게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돈을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후배들이 대신 이룰 수 있도록 돕는 데 쓰면 좋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차씨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모두 딸처럼 느껴진다"면서 "딸의 소중한 뜻이 담긴 돈이 교사의 길로 나아가고 있는 후배들에게 작게나마 응원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대구대는 수현씨가 평소 생활했던 사범대학 건물과 아르바이트를 했던 가게 근처에 있는 벤치에 수현씨 이름과 추모 문구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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