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게이쇼(23)를 단기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했다고 10일 공식 발표했다. 시라카와는 이날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 6주간 400만엔(약 3430만원)을 받는 조건에 사인했다.

10일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시라카와. 사진 두산 베어스

두산 관계자는 "시라카와는 직구와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갖춰 선발 투수로 적합한 유형"이라며 "KBO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투수로 던지며 적응을 마쳐 즉시 전력감으로 활용 가능하다"고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시라카와는 지난 5월 22일 SSG 랜더스와 6주 180만엔(약 1540만원)에 계약하면서 KBO리그 역대 최초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기록됐다. SSG와의 계약 기간은 끝났지만, 이제 두산 유니폼을 입고 금세 다시 한국 팬들 앞에 서게 됐다. 계약 조건도 SSG에서 받은 금액보다 두 배 넘게 많다.

시라카와는 11일 두산이 원정경기를 치르는 수원으로 합류해 선수단과 상견례한다. 그는 "두산이라는 좋은 팀에 입단하게 돼 기쁘다. 등판하는 모든 경기에서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공 한 개, 한 개 전력으로 던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달 13일 인천 KIA전에 SSG 소속으로 등판한 시라카와. 사진 SSG 랜더스

올해 KBO리그는 기존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부상으로 이탈한 경우, 해당 선수를 재활선수 명단에 올리고 그 선수가 복귀할 때까지 대체 외국인 선수를 뛰게 할 수 있는 새 제도를 도입했다.

SSG는 5월 말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옆구리를 다쳐 6주 이상 빠지게 되자 이 제도를 처음 활용해 시라카와를 영입했다. 시라카와는 SSG에서 5경기에 나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뒤 이어 두산도 왼쪽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은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을 지난달 28일 재활선수 명단에 등재하고 6주간 그 공백을 메울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를 물색해왔다. 그 과정에서 현재 소속팀이 없는 키움 히어로즈 출신 왼손 투수 에릭 요키시가 두산의 요청에 따라 두 차례 입단 테스트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4일 키움 구단과 송별회 행사를 하는 요키시. 사진 키움 히어로즈

두산은 SSG와의 계약이 만료된 시라카와와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요시키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시라카와를 최종 선택했다. '취업 비자' 이슈가 결정적으로 둘의 명암을 갈랐다.

시라카와는 SSG와 계약하면서 취업 비자를 취득해 즉각 등판이 가능하지만, 요키시가 두산에서 뛰는 데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치려면 계약 후 일주일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시라카와와 계약해야 한 경기라도 더 대체 외국인 투수를 마운드에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시라카와는 12~14일 열리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3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 등판해 두산 소속으로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