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충청·남부에 물폭탄, 6명 사망·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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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내린 폭우로 대전 서구 용촌동 마을 전체가 침수됐다. 이날 오전 소방구조대원들이 마을 주민들을 고무보트에 태워 침수된 건물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차량 13대와 구조대원 73명을 투입해 4시간 만에 고립된 마을 주민 36명을 구조했다. [뉴스1]

10일 대전과 충남·충북, 호남과 영남 지역에 시간당 10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 논산에서는 엘리베이터가 물에 잠기면서 1명이 숨졌다. 또 서천과 금산에서는 산사태, 충북 옥천군에서는 차가 물에 잠기면서 각각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동에서는 농막에 거주하던 주민이 실종돼 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충남 논산시 내동의 한 오피스텔 엘리베이터가 지하 2층에서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해 남성 한 명이 사망했다. 당시 오피스텔은 지하 1층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이날 오전 3시57분쯤 서천군 비인면에서는 산사태로 주택이 붕괴하면서 집에 있던 70대 남성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부선·호남선 등 한때 운행 중단…안동 봉정사 극락전 석축도 무너져

금산군 진산면에서도 주택이 매몰돼 60대 여성이 숨졌다. 금산 복수면에서는 산사태로 도로가 일부 통행으로 제한되고 있다.

새벽 시간 강한 비가 내리면서 충남 지역에선 5시간 만에 835건에 달하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가 갑자기 몰리면서 현장으로 출동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충북 옥천군 한 둑방길에서는 불어난 하천에 빠진 승용차 70대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 서구 용촌동에서는 제방이 무너지면서 정뱅이마을 27가구 주민 36명이 고립됐다가 출동한 소방대원과 대전 서구청 직원들에게 구조됐다.

이 마을 통장인 김용길(66)씨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밤새 내리던 비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해 차를 몰고 새벽 3시에 마을 앞 제방으로 달려갔다”며 “저수지 물이 곧 넘칠 것이라 판단해 마을 방송으로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알렸다”고 말했다. 김씨의 대피 방송 20여 분 뒤 제방이 무너졌다.

호남과 영남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엔 폭우로 불어난 광주천을 건너던 70대가 벗겨진 신발을 주우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 또 이날 오전 4시11분쯤 완주군 운주면 한 마을에 물이 들어차 주민 18명이 고립됐다가 오전 7시쯤 구조됐다. 이날 오전 8시3분 대구 북구 조야동 한 농로에 있는 배수용 원형통에서 60대 후반 양봉업자이자 개인택시 기사가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대구소방본부에 신고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집중호우로 현재까지(10일 오후 6시 기준)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집중호우로 이날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장항선과 경북선은 오후 6시까지, 충북선은 정오까지 전 구간에서 운행을 중단했다. 경부선은 서울~동대구 구간이 정오까지, 호남선은 서대전에서 익산 구간에서 오후 6시까지 운행을 멈췄다. KTX는 정상 운행 중이지만 일부 노선이 지연 운행됐다.

문화재 피해도 잇따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목조건물로 추정하는 국보 ‘안동 봉정사 극락전’이 폭우로 건물 뒤쪽 토사가 흘러내리고 석축이 무너졌다. 보물 ‘부여 대조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불상 아래쪽 흙더미가 무너져 내렸고 수각과 명부전 일부가 파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국내 집중호우와 관련,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인명 구조와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실시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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