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부폭로·법적대응·자아비판…난장판 된 한국축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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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7일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을 선임한 뒤 축구계에 거센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축구협회는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한 이후 5개월간 외국인 감독에 무게를 두고 후임자를 물색해왔다. 하지만 막판에 국내 지도자이자 K리그 현직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선 축구협회를 향한 날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울산 서포터스 처용전사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축구협회는 ‘K리그 감독 돌려막기’라는 최악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 우리는 축구 팬들에게 큰 상처를 입힌 이 결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축구협회가 감독을 뽑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의 혼란이 야기됐다는 지적이다. 대표팀은 외국인 감독을 물색한 지난 5개월 동안 두 차례(3·6월) A매치를 임시감독 체제로 치렀다. 특히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에 도전하던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현 대전 감독)을 3월 A매치 때 대표팀 임시감독 자리에 앉힌 건 ‘최악의 수’였다. “결과에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던 정해성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가 현실화한 뒤에도 위원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더니 대표팀 감독 선임 막바지 단계에서 갑자기 물러났다. 사퇴의 이유도 밝히지 않았다. 감독 선임 작업을 이어받은 이임생 기술총괄이사는 예상을 뒤엎고 홍명보 감독을 선택했다.

이런 가운데 전력강화위원으로 참여했던 국가대표 수비수 출신 박주호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전력강화위원 사퇴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을 단 영상을 게재하고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이에 축구협회는 박 위원이 ‘비밀유지 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9일에는 2002 한·일 월드컵 국가대표 출신으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영표가 JTBC 등 TV에 잇달아 출연해 축구협회를 비판했다. 이 위원은 홍 감독 선임에 대해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전력강화위원들과 소통한 뒤 발표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는 박주호와 같은 취지의 주장이다. 이 위원은 또 “나를 포함한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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