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코딩, 고객 지원 업무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만족도가 상승했다. 반면 법무, 인사, 지식노동자 보조 등의 업무에선 만족도가 하락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조사한 결과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업 현장에서는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를 업무에 활용하면서 얼마나 만족도를 느낄까.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가 20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 '분기별 AI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AI 도구 활용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아진 업무 분야는 영업이었다. 반대로 실망감이 커진 분야는 '법무'였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베인은 각종 기업 실무에 도입된 생성 AI 도구와 관련해 '기대치를 부합했거나 그 이상이었다'고 답변한 비율이 전 분기 조사(작년 10월)와 최근 조사(올해 2월) 사이에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집계했다.

'영업' 업무를 돕는 생성 AI의 '성능 만족' 답변 비율은 전 분기 76%에서 82%로 6%포인트 높아졌다.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구매자와 대화하는 챗봇과 세일즈 서류 초안 작성을 돕는 AI가 대표적인 영업용 AI다.

또 올해 들어 '성능 만족' 답변이 많이 늘어난 업무 분야로는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77%→81%), 마케팅(76%→80%), 고객 서비스(80%→84%)가 있었다. 각각 4%포인트가 증가했다.

반면 AI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가파르게 추락한 분야는 판례 분석과 법률 문서 작성 같은 '법무' 업무였다. 전 분기엔 '기대 이상'이라는 답변이 71%였지만 이번엔 53%로 18%포인트나 급락했다.

'운영'(81%→65%), '인사'(85%→73%), '지식노동자 보조'(82%→72%) 등 업무도 전 분기와 비교해 생성 AI에 실망한 이들이 대폭 늘어났다.

생성 AI가 실제 업무에서 어떤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업계의 평가는 업계 종사자와 투자자에게 큰 관심거리다. 향후 AI 붐이 지속될 지 살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어서다.

국내 AI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영업과 코딩은 모범 데이터가 많아 생성 AI가 올바른 답을 내놓도록 다듬는 것이 비교적 쉽지만, 법무 등 분야는 반대로 실전 정답 자료가 부족하다"며 "이런 고난도 업무에 관한 전문 AI의 개발이 활발한 만큼 더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성 AI의 성능 만족 답변율은 이번 조사 평균이 77%로 전 분기(81%)보다 4%포인트가 줄었다.

생성 AI를 이미 쓰거나 도입을 추진한다는 기업의 비율은 전 분기 83%에서 올해 87%로 늘었다. 조사 대상 기업 10곳 중 9곳이 생성 AI를 수용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