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이례적으로 중국 영해를 약 20분간 항해하자 중국 정부가 일본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일본 매체들이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도쿄신문은 11일 해상자위대 함정 스즈쓰키가 지난 4일 저장성 연안서 약 22㎞ 떨어진 중국 영해에 접근해 약 20분간 항해했다고 전했다. 해상자위대 함정의 접근에 중국 측은 즉시 퇴거를 요구했지만, 속도를 올려 중국 영해를 항해한 뒤 영해 밖으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해역은 대만과 저장성 사이의 중국 영해로, 중국 정부의 군사 훈련이 예고된 상태였다. 중국 정부는 외교 루트를 통해 일본 측에 심각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의 항의를 전달받은 일본 정부는 내부 조사에 들어갔다.

해상자위대 스즈쓰키함. 출처 해상자위대 페이스북

최근 몇 년 새 중국과 일본 사이에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댜오) 인근 해역에서 마찰이 불거지고 있다. 중국 선박이 일본 측 영해를 침범해 일본 순시선이 출동하는 일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엔 중국 해안경비대 함정 4척이 일본 영해에 진입하기도 했다. 이번 일본 해상자위대 스즈쓰키의 중국 영해 항해에 대해 중국 측에서 “의도적인 도발”로 해석하는 배경이다.

유엔해양법조약에 따르면 연안국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한, 선박이 영해를 지나갈 수 있는 '무해통항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스즈쓰키의 항해는 국제법 위반에는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반면 중국은 국내법에 외국 군함이 영해에 들어오는 경우, 사전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어 갈등 소지는 남아있다.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는 5000t급으로 2012년 진수, 2014년부터 취역했다. 일본 사세보(佐世保) 기지에 배치됐다. 스즈쓰키는 2019년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관함식에 욱일기를 달고 참가하는 등 한때는 일본과 중국의 ‘화해’를 상징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양국 관계가 악화하면서 스즈쓰키는 중국 해군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을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번 해상자위대 함정의 중국 영해 항공과는 별도로 일본은 자위대 활동 범위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최근엔 필리핀과 상호파병이 가능한 협정에 서명했다. 사이버 방위 역할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발전소 등 주요시설과 정부 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막는 권한을 자위대에 부여하는 방향으로 일본 정부가 조율에 들어갔다고 이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