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컷컷컷컷컷컷컷컷…이제는 ‘어퍼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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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슬럼프를 딛고 부활한 ‘사막여우’ 임희정. “골프 시작 후 감각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11일 개막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각오다. [사진 KLPGA]

올해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5개 대회에서 8차례나 컷 탈락했다. 동료들은 우승 다툼이 한창인데 그는 홀로 짐을 챙겨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 더 많았다. 2019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뒤 통산 5승을 거둔 임희정(24) 이야기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던 임희정이 살아나는가. 그는 최근 2개 대회에서 잇달아 톱10을 기록하더니 전반기 마지막 대회에서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임희정은 11일 강원도 정선군 하이원 컨트리클럽(파72·6568야드)에서 개막한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공동 21위에 올랐다.

임희정은 “최근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샷 감각이 좋아지는 느낌이다. 특히 지금은 내가 골프를 시작한 이후로 감각이 가장 올라왔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퍼터만 잘 따라주면 곧 우승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임희정은 2019년 데뷔하자마자 3승을 쓸어 담으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또, 본인의 표현대로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스윙과 함께 ‘사막여우’를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외모로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임희정은 2022년 6월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장기인 아이언샷이 말을 듣지 않으면서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2022년 4월 교통사고의 여파로 심리적으로도 흔들렸다. 지난해에는 한 달 반을 통째로 쉬면서 몸과 마음을 치유했다.

많은 기대감을 안고 출발한 올 시즌에도 반등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임희정은 지난달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7위, 7일 끝난 롯데 오픈에서 8위에 오르면서 모처럼 임희정다운 성적을 냈다.

임희정은 “6월 첫 3개 대회에서는 연속으로 컷 탈락했다. 그러면서 기술만큼 건강한 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혼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 시간을 늘렸고, 명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태백이 고향인 임희정은 하이원 컨트리클럽 인근에서 초등학교(황지초)와 중학교(사북중)를 나왔다. 심리적으로 편해서 그런지 이 대회에서 2019년과 2021년, 우승을 차지했다(2020년 대회는 코로나19로 취소).

올해 대회에서도 골프장으로 향하는 길목을 가득 채운 플래카드가 임희정을 반겼다. 고향 팬의 뜨거운 응원을 받는 임희정은 “처음에는 고향 팬의 응원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플래카드가 많아질수록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심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정말 많은 힘이 되고 있다. 내 성적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나를 응원해주시는 느낌이라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임희정에겐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있다. 바로 2000년생 동갑내기 박현경(24)이다. 어린 시절부터 막역하게 지낸 둘은 프로 무대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그런데 임희정이 슬럼프에 빠진 사이 박현경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박현경은 올 시즌에만 3승을 거두면서 대상 포인트(370점)와 상금(9억635만원)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임희정은 “준우승 징크스를 극복하고 잇따라 정상에 오른 (박)현경이를 보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꿈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에게도 저런 순간이 올 거라는 믿음도 생겼다. 후반기에는 현경이와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샷을 가다듬겠다”고 했다.

임희정

◦ 생년월일 2000년 9월 2일
◦ 출신교 황지초-사북중-동광고-건국대
◦ 신장 1m61㎝
◦ 프로 데뷔 2019년
◦ 통산 우승 5회
◦ 올시즌 주요 기록 평균타수 72.31타(56위),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 234.69야드(72위), 페어웨이 안착률 76.68%(21위), 그린 적중률 74.85%(1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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