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일상이 '데이터'인 시대, 변화에 뒤처지지 않으려면[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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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
강성호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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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메시지 15만 개, 인스타그램 스토리 34만 개, 구글 검색 85억 건. 3개 플랫폼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데이터 규모다.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생성되는 총 데이터는 2022년 기준 94제타바이트(약 94조 기가바이트)에 달한다.

너무 큰 숫자라 실감이 안 난다면 익숙한 일상을 돌아보자. 출근길 경로 검색부터 퇴근 후 음식배달 주문까지, 모든 게 다 데이터로 남는다. 온라인 쇼핑몰에선 ‘별점’이 가격보다 중요하고, 유튜브에선 ‘좋아요’ 많이 받는 사람이 오피니언 리더(인플루언서)다. 플랫폼은 내 데이터를 이용해 쉴 새 없이 맞춤광고를 띄우고 새 상품·콘텐트를 추천한다.

한마디로 모든 게 데이터화되고 그 데이터가 우리 삶을 지배하는 세상이 됐다. 책은 이런 변화의 양상을 개인·기업·국가 단위로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는 금융 규제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 공무원. 그런 만큼 개별 기술·기업보다는 전체 ‘데이터 경제’ 관점에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또 각국의 ‘데이터 패권 경쟁’ 와중에 현재 한국의 위치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야기한다.

가령 저자는 인공지능(AI) 산업 시대에는 ‘패스트 어뎁터(확장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술 개발 속도가 빠르고 선도 기업의 시장 독점 가능성이 커서, 기존 ‘패스트 팔로워(추종자)’ 전략이 더 먹힐지 의문이란 것이다. 그러니 ‘패스트 무버(선도자)’가 되기 힘들다면, 차라리 이미 개발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기술과 접목시키느냐를 고민하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또 데이터 경제가 더 발전하기 위해선 데이터 거래 시장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이해관계 대립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각 데이터 보유자의 인센티브를 조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데이터를 숨길 때 얻는 이득보다 커지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 데이터로 의료 AI를 개발한다면 그 편익을 의료기관과 공유하는 식이다.

마지막에 나오는 ‘데이터가 남긴 숙제’들도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진다. 예를 들어 플랫폼의 데이터는 그 데이터를 만든 소비자의 것일까, 아니면 데이터를 수집한 플랫폼의 것일까. 만약 ‘데이터 생산=노동’으로 본다면 그에 대한 가치 측정과 보상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철학적·정치적 논쟁거리가 많다는 게 저자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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