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명 “희대의 조작” 800만달러 대납 김성태 2년6개월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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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기지사 시절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방북비용 대납,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선고 공판 출석을 위해 수원법원종합청사로 걸어 들어오고 있다. 손성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기지사 시절 ‘방북 사례금’ 등 명목으로 800만 달러를 대납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대북송금 관련 사건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이어 두 번째 유죄 선고가 나온 것이다. 수원지법은 앞서 지난 6월 7일 “쌍방울 대북사업을 적극 지원해주겠다며 800만 달러를 대납시켜 결국 북한 조선노동당에 자금을 지급하는 범죄를 저질렀다”고 이 전 부지사에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지 35일 만이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12일 오후 김 전 회장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뇌물공여, 횡령·배임 등 혐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14일 김 전 회장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이 남북한 평화 조성에 기여하고 쌍방울그룹 사업을 성사시키려는 목적에서 교류협력 사업을 위해 외화를 반출했다고 하더라도 외교 안보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사업 스마트팜 사업비와 경기도지사 방북 비용 대납 등은 공무원 직무의 불가매수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으로 죄책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사건 범행 모두 이화영의 배후에 의해서 진행됐고 실질적으로 김 전 회장이 이익을 얻었다고 볼 사정이 없다”며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지만, 김 전 회장이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법정 구속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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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법원은 이 전 부지사 판결 당시 적시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중 환치기, 금융제재대상자인 조선노동당에 지급됐다는 증명이 되지 않는 금액을 제외한 394만 달러만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금액으로 산정했다.

대북 송금 의혹의 경우 이재명 의원의 경기지사 시절 남북교류 협력사업인 스마트팜 비용 대납과 이 의원 방북 비용 대납 목적이었다는 게 이 전 부지사 판결에 이어 재확인됐단 분석이 나온다. 수원지검은 김 전 회장 선고 이후 “재판부는 쌍방울그룹이 북한에 500만불과 300만불을 송금한 목적이 경기도의 남북교류 협력사업인 황해도 스마트팜 지원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의 방북 추진이었다고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선고에 이어 다시 한번 명확히 판단했다”고 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서현욱)는 지난 6월 12일 이 의원에 대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쌍방울그룹과 공모해서 800만 달러를 대북송금한 혐의(제3자 뇌물 등)로 재판에 넘겼다. 이 의원은 이틀 뒤인 같은 달 14일 “대북송금 사건은 희대의 조작 사건으로 밝혀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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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17일 이화영(오른쪽에서 두번째)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송명철(가운데) 북한 조선아태위 부실장, 김성태(왼쪽 두번째) 전 쌍방울그룹 회장, 안부수(왼쪽 첫번째)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과 만찬장에서 양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독자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지자 해외로 도피했다가 8개월 만인 지난해 1월 10일 태국 현지에서 검거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국내로 강제 송환해 지난해 2월3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날 대북송금·뇌물공여 등 사건은 1심 선고가 나오면서 일단락됐지만, 변론을 분리한 기업 범죄 관련 사건은 1심 심리가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김 전 회장은 선고 공판을 앞두고 법원에 제출한 반성문에 “대통령 되실 분이 하는 사업에 베팅하지 않을 기업인이 어디 있겠느냐”며 “사건이 드러날 땐 국민의힘, 이후엔 검찰과 언론,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 기업인이 봉인가”라고 한탄했다고 한다.

또 “해외 도피 생활을 할 당시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된 아들이 ‘아빠 휴대전화 되는 곳으로 출장 가면 좋겠다’고 말해 눈물을 흘리며 통화했다”며 “법을 어기고 잘못한 것은 진심으로 반성한다. 아비의 찢어지는 마음, 기업인으로서 먹여 살려야 할 식구들에 대한 제 마음을 헤아려 선처해달라”는 내용을 반성문에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 전 부지사 유죄 판결 이후 이재명 의원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뇌물 등 혐의의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달 12일 불구속 기소됐다. 이어 이 전 부지사의 요청을 받고 지난 2020년 2월 21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위한 2000만원 쪼개기 후원, 2019년 1월 지인 경찰관 승진 알선 명목으로 3000만원을 건넨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지난달 18일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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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한 선고 공판이 열린 12일 오후 경기 수원 수원검찰종합청사 앞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지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손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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