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에 머물던 정체전선(장마전선)이 14일 북상하면서 남해안을 중심으로 다시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정체전선은 15일까지 남부지방에 많은 비를 뿌린 뒤 16일부터는 중부지방을 오르내리며 일주일 넘게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장맛비가 쏟아진 지난 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우산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 기준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경남 통영, 거제에는 225㎜, 135㎜의 폭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현재 정체전선이 남해안에서 주기적으로 활성화(비를 내릴 수 있는 상태)하고 있다”며 “정체전선은 오늘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남부에 시간당 30~50㎜의 강한 비를 쏟을 전망”이라고 예보했다.

호우특보도 잇따라 발효된다. 기상청은 이날 전라남도 해남·완도, 경상남도 통영·거제, 울산 등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같은 날 밤엔 고흥, 보성, 하동 등 전남과 경남 남부 지역, 부산, 제주도에 호우특보를 내릴 계획이다.

14~15일 강수량은 전라권과 경상권, 제주도 대부분 지역이 50~100㎜, 많은 곳은 150㎜ 이상으로 예상된다. 강원 영동은 동해안에서 불어오는 동풍에 의해 이틀 간 5~20㎜가량의 강수가 예상된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 충청권 등 중부 내륙은 대류불안정에 의한 국지성 소나기가 곳곳에서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소나기가 내리는 곳은 14일과 15일 각각 5~40㎜(충남은 최대 60㎜)의 적지 않은 비가 내릴 수 있어 우산을 갖고 외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일 전북자치도 완주군 운주면 엄목마을 일대 비닐하우스가 폭우로 인해 무너져 있다. 뉴스1

16일은 정체전선이 한반도로 본격 북상하면서 전국에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 10~60㎜(경기 북서부와 서해 5도 20~60㎜), 강원 내륙·충청권·전라권 10~40㎜, 경상권 5~40㎜, 전남과 경남 남해안 20~60㎜, 제주도 5~30㎜ 등이다.

17일 밤엔 강수대가 남북으로 좁은 폭을 형성하면서 일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쏟아내는 ‘띠 장마’가 다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남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정체전선을 북한까지 밀어 올리는 한편, 북쪽에서는 건조한 공기가 남하해 강수대를 압축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17일 밤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한 공기 사이에서 형성될 장마 띠 모식도. 사진 기상청

응집된 정체전선이 영향을 줄 지역은 변동성이 큰 상태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전선이 한 곳에 머물면서 호우를 쏟아낼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띠 형태의 강수대가 발생한 지난 8일 새벽 충북 옥천과 경북 영양, 안동 등에는 시간당 50㎜의 물 폭탄이 집중적으로 쏟아지면서 24시간 동안 내린 비의 양이 200㎜를 넘겼다. 옥천에서는 산 비탈면이 무너져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정체전선은 당분간 중부지방에 머물 전망이다. 이 때문에 중부지방은 18일 이후에도 24일까지 내리 비 예보가 나와 있는 상태다. 기상청은 “강수 확률은 높지만, 강수 지역에 대한 변동성이 큰 만큼 최신 기상 예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