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크레이치코바, 윔블던 테니스 女단식 우승..."스승님 덕에 인생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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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우승 트로피에 입맞추는 크레이치코바. AP=연합뉴스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세계랭킹 32위·체코)가 생애 처음으로 윔블던 테니스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크레이치코바는 1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자스민 파올리니(7위·이탈리아)를 2-1(6-2 2-6 6-4)로 물리쳤다. 28세인 크레이치코바가 윔블던 단식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회 복식에선 두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번 대회 복식에서는 8강에서 탈락했다. 크레이치코바는 파올리니와 통산 상대 전적에서 2전 전승을 기록했다.

윔블던은 4대 메이저 대회(프랑스오픈·윔블던·호주오픈·US오픈) 중에서도 최고 권위의 대회로 불린다. 크레이치코바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건 단·복식을 모두 석권한 2021년 프랑스오픈 이후 3년 만이자 통산 2번째다. 크레이치코바는 우승 상금으로는 270만 파운드(약 48억원)를 받는다.

올해 허리 부상 속에 어떤 대회에서도 단식 8강 너머로 오르지 못하는 등 부진하던 크레이치코바는 이번 윔블던 무대에서 통증을 이겨내고 우승하는 기쁨을 누렸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거침이 없었다. 준결승에서 '우승 후보' 엘레나 리바키나(4위·카자흐스탄)를 2-1로 제압했고, 직전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준우승자 파올리니까지 돌려세웠다. 이번 우승으로 크레이치코바는 다음 주 발표될 세계랭킹에서 10위권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우승 뒤 코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체코의 테니스 전설 야나 노보트나와 관련한 질문이 나왔다. 크레이치코바는 "그날, 노보트나 코치님의 문을 두드린 순간이 내 인생을 바꾼 것 같다"면서 "당시엔 주니어 선수 생활이 끝나갈 때였는데, 프로 선수를 계속 해야 할지, 아니면 공부해야 할지 고민 중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노보트나 코치님은 내가 잠재력이 있으니 꼭 프로로 뛰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노보트나는 크레이치코바의 코치가 됐다.

노보트나는 2017년 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노보트나는 "나가서 테니스를 즐기고,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한다. 크레이치코바처럼 단·복식에서 모두 활약한 노보트나는 1998년 윔블던에서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크레이치코바는 "코치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내가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2021년 파리(프랑스오픈)에서 그 꿈을 이뤘다. 이어 코치님이 1998년 우승하신 윔블던에서 코치님과 같은 트로피를 차지하게 된 건 믿을 수 없는 순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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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올리니는 2016년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 이후 처음으로 한 해에 열린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결승에 모두 진출하는 기록을 썼으나, 끝내 우승 트로피는 들지 못했다. 남자부에선 신·구 수퍼스타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2위·세르비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가 2년 연속으로 윔블던 결승전에서 맞붙는다.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암 투병 중인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이 경기를 참관하고 우승 트로피 시상자로 나선다. 대외 활동을 자제해온 그가 공식 석상에 모습을 비추는 건 시아버지인 찰스 3세 국왕의 생일 행사 참석 이후 한 달 만이다. 왕세자빈은 2016년 시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올잉글랜드클럽 공식 후원 역할을 물려받아 해마다 윔블던 대회 남성·여성 단식 우승자에게 트로피를 직접 전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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