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는 전사” “선거 끝”…‘방탄맨’에 열광하는 공화당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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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14일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선 삼엄한 경비 속에 행사 준비가 진행됐다. 한 공화당 지지자가 밀워키미첼국제공항에서 대형 성조기에 그려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을 펼쳐들고 그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 개최를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다리는 지지자들로 가득 찼다. 이들에게 트럼프와 전날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에 대해 묻자 으레 “총을 맞고도 일어난 남자다” “신이 함께하고 있다. 선거는 이미 끝났다”는 답이 돌아왔다.

전당대회가 예정된 ‘파이서브 포럼’ 일대는 이날 양쪽 진입로 두 곳을 제외하고 2m짜리 철제 펜스와 차단벽으로 완전히 봉쇄됐다. 전날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의 여파였다. 행사장 앞을 지키던 주경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때문에 경호가 더 강화됐다”며 “본 행사가 시작되는 15일부터는 봉쇄되는 도로가 더 늘어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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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밀워키 공원에서 열린 미국을 위한 기도 집회에 참석, 트럼프가 피격 직후 외친 ‘싸우자!(Fight)’라는 글귀를 들어보였다. [AFP=연합뉴스]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의 주법은 총기 소지를 허용한다. 금속탐지기 등을 거쳐 입장하는 행사장 내로 무기 반입은 할 수 없지만, 펜스 밖에서는 트럼프에 대한 암살 미수에 쓰인 AR-15 소총을 비롯한 화기로 무장한 채 돌아다녀도 제지할 방법이 없다. 최근 밀워키시는 고무 페인트볼을 탄환으로 쓰는 총기류 휴대를 금지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전당대회장 인근에서 고무 페인트볼 총은 휴대가 안 되고, 살상용 무기는 허용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위스콘신주 정부는 당초 계획보다 경호 수위를 급하게 끌어올렸지만, 행사장 주변에서 만난 경찰관은 “총기 휴대자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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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장 에서 중무장한 경찰들이 10m간격으로 경계를 섰다. [AFP=연합뉴스]

통제 구역이 확대된 가운데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암살 미수로 인한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후 밀워키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에 흥분된 모습이었다. 남부 플로리다에서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왔다는 스티브 그레이브는 “트럼프는 총을 맞고도 벌떡 일어나 ‘싸우자’고 외쳤다”며 “트럼프는 미국인과 세계를 위해 일해야 할 확실한 전사”라고 말했다. 행사장 인근에서 만난 신디 톰슨도 “같은 일이 바이든에게 일어났다면 그는 다시 일어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도 트럼프가 저격 사건을 계기로 통합의 리더십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일부 극단주의자들이 확대 재생산하는 암살 시도와 관련한 음모설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대선후보를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위스콘신은 대표적 경합주(Swing State)로 꼽힌다. 최근 아홉 번의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거둔 것은 트럼프가 당선됐던 2016년 한 번에 불과하다. 공화당 입장에서 ‘적진’이나 다름없는 위스콘신에서 승기를 잡을 경우 전체 대선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 지난달 27일 열렸던 TV토론 이후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위스콘신의 지지율은 트럼프 47.2%, 바이든 44.6%로 2016년 대선 때보다 큰 표 차로 트럼프가 우위를 보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전당대회가 열리는 밀워키로 향하며 “우리가 단결해 미국인으로서의 진정한 품성을 보여주고, 강하고 결단력 있게 악의 승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7일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고, 18일 당의 후보 지명을 수락한 뒤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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