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별내선 개통 코앞인데…발암물질 '라돈' 기준치 5배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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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8호선 별내선에 투입하는 전동열차. [사진 서울시]

서울지하철 8호선 별내선에서 1급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일단 농도를 재측정한다는 방침이다.

15일 서울교통공사 통합노조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는 지난달 26일 암사역사공원역에서 라돈 농도를 측정한 결과 3033베크렐(Bq/㎥)이 검출됐다. 이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작업장에서 라돈 보건관리에 관한 기술 지침’에서 제시한 라돈 노출 기준(600Bq/㎥)보다 5배가 넘는 수치다.

3033베크렐…장시간 머무르면 암 발병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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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구간. 그래픽=신재민 기자

라돈은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센터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암석·토양 등에 존재하는 우라늄·토륨이 붕괴하면서 생성하는 무색무취의 자연 방사성 물질로, 흡입 시 신체에서 방사선을 방출하며 폐암·혈액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 비흡연자 폐암과 여성 폐암의 발병 원인 1위로 꼽힌다.

조승연 연세대 라돈안전센터장(환경에너지공학부 교수)은 “미국 환경보호청(EPA) 기준, 3033Bq/㎥이면 비흡연자가 장기간 거주했을 때 암에 걸릴 확률이 약 10%나 되는 꽤 큰 수치”라며 “물론 이는 장시간 머물렀을 때 발병 확률이지만, 과거에도 지하철 근로자가 폐암으로 산재 판정을 받은 사례가 있어 유심히 들여다보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교통공사는 암사역사공원역 집수정과 터널 벽체 배수펌프실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을 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수정은 지하철 역사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모아서 외부로 배출하는 설비다. 서울교통공사는 “라돈 수치가 기준치를 넘은 것은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문제가 된 구간에서 라돈 농도를 재측정하겠다”고 했다.

재측정 기간 중 별내선 개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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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8호선 연장 별내선 열차 내부. [사진 서울시]

문제는 라돈 농도가 하루아침에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라돈 농도 재측정에는 약 90일이 소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라돈 위험성이 노출된 상태로 별내선 열차는 다니게 된다. 별내선은 다음 달 10일 개통 예정이다.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제2 노조 측은 “통상 라돈 농도는 급수정 내부 설비에 장착된 간이측정기로 3개월 동안 측정한 수치를 평균해 집계한다”며 “별내선 6개 역사 전수조사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 제1 노조도 “라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조합원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건강권 확보 차원에서 일단 서울시에 암사역사공원 역사 내부 집수정·배수로에 덮개 설치를 요구했다”며 “경기도·구리시·남양주시 측에도 라돈 발생원 폐쇄와 환기 등 근본적인 라돈 저감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별내선은 서울 강동구 암사역에서 경기도 구리시·남양주시 12.8㎞ 구간을 연결하는 지하철 8호선 연장구간이다. 총 사업비는 1조 3916억원이다. 출퇴근 시간 4.5분 내외, 평시 8분 내외 간격으로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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