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직원은 각서 한장 쓰고 1억 대출…울산신용보증재단 감사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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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청 전경. 사진 울산시

울산신용보증재단 직원들이 허술한 '셀프' 대출을 진행하는 등 방만하게 기관을 운영하다가 감사에 적발됐다. 울산시 감사관실은 17일 "2021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울산신용보증재단 업무를 종합감사한 결과, 대출 문제 등 모두 23건을 적발해 시정 등 조치했다"고 밝혔다.

직원 대상 융자사업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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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용보증재단 감사결과 보고서.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재단은 지방출자 출연기관 예산 편성 지침에 맞지 않은 직원 대출을 진행했다. 기관 예산으로 학자금이나 생활자금 등 직원에게 돈을 빌려주는 융자사업을 못하게 돼 있는데, 복리후생비 명목 예산을 편성, 주택자금·학자금·생활안정자금을 빌려줬다.

이를 이용해 일부 직원은 11차례 걸쳐 생활안정자금 1억2800만원을 대출한 사실이 감사에 적발됐다. 시중 대출이자 3.93~6.58%보다 낮은 0.65%~3.62% 이자를 적용해 빌렸는데, 일부는 대출 기간을 연장해 제때 갚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각서' 쓰고 아파트 대출금 1억원 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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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울산신용보증재단 감사결과 보고서'.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대출 서류를 내지 않고 '각서' 한장만 쓰고 대출금을 받아간 사례도 있었다. 직원 A씨는 3억3000만원짜리 아파트를 구매하면서 시중 은행에서 1억8700만원을 대출했다. 그러고 다시 재단 복리후생비 제도를 활용, 별도 심사 없이 각서 한장을 내고 기관 예산에서 저금리로 1억원을 더 빌렸다. 울산시 감사관실 측은 "통상 주택담보대출을 할 땐 대출금의 120%에 해당하는 돈을 근저당권으로 설정하고 대출자가 무주택자인지 확인해야 하는데, (기본적인) 검증 절차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법정서식 대신 간략 명세서 사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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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용보증재단 감사결과.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예산 회계 처리 문제도 지적됐다. 울산신용보증재단은 '투명한' 회계처리를 위해 2014년 3억2000만원짜리 업무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 실제 사용한 건 출퇴근 등 일부 기능뿐이었다. 예산결산·재무결산·자산관리 등 회계 관련 항목은 사용하지 않았다.

돈을 얼마큼 썼는지를 나타내는 서류 관리도 아쉬웠다. 지출 내용을 처리할 때 써야 하는 법정 서식 대신 간략한 명세서로 대신했다. 일부 서류 도장은 인감신고를 하지 않은 기관장 개인 도장으로 처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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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의 '울산신용보증재단 감사결과 보고서'.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심지어 자체 '감사' 자리조차 직원(계약)에게 맡긴 사실이 적발됐다. 신용보증재단 감사팀은 독립적인 부서로 꾸리고, 해당 직원은 감사 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울산시 감사관실은 "해당 직원이 감사 이외에 다른 업무를 같이 보게 돼 있었는데, 그 자체가 감사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봤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종료된 사업 관련 법인카드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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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용보증재단 홈페이지 캡쳐.

'불량근태' 사례도 나왔다. 직원 반차는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을 사용하게 돼 있다. 그런데 한 시간을 당겨 오후 1시부터 사용하게 했다. 해외출장을 다녀온 직원들은 해외일정과 출장에 쓴 경비 등을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하는데 일부 직원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 출장 후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도 내지 않아 '행정상 개선' 조치를 받았다. 이미 2년 전 종료된 모 사업 관련 법인 신용카드가 그대로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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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신용보증재단 감사결과. 자료 울산시 감사관실

울산시 감사관실 측은 보고서에서 "종합 감사에 적발된 사례와 동일·유사한 문제가 더는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직무 교육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2000년 7월 설립된 울산신용보증재단은 담보력이 부족한 각 지역 내 소기업·소상공인, 개인 채무를 보증하는 지자체 산하 공공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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