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5년전 악몽 떠올라"…파주 시간당 100㎜, 도로 위 20㎝ 물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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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17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당동IC 인근에 차량이 침수되어 있다. 뉴스1

17일 오전 7시쯤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자유로 당동IC 일대에는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기록적인 폭우가 단시간에 내리면서 도로와 저지대가 물에 잠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파주시 문산읍 일대는 이날 오전 7시를 전후해 시간당 100.9㎜의 폭우가 쏟아졌다.

문산읍 당동리에서 당동IC를 거쳐 고양시 일산으로 출근한 자영업자 김재성(52)씨는 “하늘에 구멍이 난 듯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의 비가 쏟아지면서 당동IC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고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며 “주변 도로로 우회해 거북이 운행으로 출근길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도로 일대도 물이 20여㎝ 정도 높이로 순식간에 차올라 가까스로 침수지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파주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문산·적성·법원 지역에서 주택 3개 동도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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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7시 35분쯤 경기도 양주시 남면 신산다리가 전날부터 내린 비로 하천이 불어나자 통제됐다. 현재 양주 지역엔 호우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사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문산읍 주민 이기호(72)씨는 “임진강 하류 저지대에 있는 문산읍이 과거 세 차례 대규모 침수됐을 때의 악몽이 떠올라 아찔했다”며 “이후 이렇게 많은 비가 쏟아지기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문산은 1996·98·99년 세 차례 집중호우 당시 주민 35명이 숨지고 1787억원의 재산 피해를 본 지역이다.

경기 북부 100여건, 경기 남부 100여건 비 피해 신고  

17일 오전 경기 북부 지역에 시간당 최대 100.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 기준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상황실에 비 피해 신고가 100건 이상 몰렸고, 경기북부경찰청 상황실에서도 100건이 넘는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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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경기 의정부시 동부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전 6시 30분까지는 경기 북부 지역에 폭우로 총 11개 지역 도로가 통제가 통제되기 시작한 후 오전 7시 30분부터 20여곳 이상 지역의 도로가 침수돼 통제되고 있다. 연천, 파주, 동두천에는 산사태 주의보도 내려졌다.

교량과 도로도 잇따라 침수됐다. 오전 7시 35분쯤 양주시 남면 신사 1교가 인근 하천물이 불어나면서 물에 잠겼다. 7시 40분쯤엔 동두천시 평화로 덕정사거리 부근 도로 침수로 맨홀 뚜껑이 유실됐다. 오전 8시 5분쯤엔 의정부시 호국로 흥선광장 교차로도 침수돼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의정부시는 오전 8시 30분부터 동부간선도로와 시내 지하차도 출입을 통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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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곳곳에 폭우가 내린 17일 오전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 인근 북부간선도로 일부 구간이 폭우로 침수돼 차량 운전자들이 서행 운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오전 8시부터 경원선 의정부역∼덕정역 구간 운행이 중단된 후 오전 8시 50분부터 전 구간 운행이 재개됐다. 오전 8시 20분쯤에는 1호선 의정부역~연천역 간 전동열차 운행이 대기 상태였다가 8시 50분쯤 운행 재개됐다.

지난 16일 오후 11시 8분쯤엔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에서는 주택으로 하수구의 물이 역류했고, 오후 10시 29분쯤엔 구리시 교문동에서 주택 쪽으로 나무가 쓰러졌다. 16일 오후 9시 16분엔 광명시 철산동 한 육교 하부 패널이 붕괴해 안전조치됐다.

인천시는 오전 10시 현재 13개 하천의 이용이 통제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16일 오후 3시부터 17일 오전 6시까지 배수 지원 1건, 안전조치 14건(주택 2건, 토사낙석 2건, 도로 장애 9건, 기타 1건) 등 총 15건의 호우 관련 소방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오전 9시 현재 경기도 지역에는 고양·부천·구리·하남·양평·가평·의정부·남양주·동두천·양주·포천·연천·파주 등 13곳에 호우경보가, 김포·광명·과천·시흥·성남·안양·광주 등 7곳에 호우주의보가 각각 내려져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6일 오후 5시부터 17일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판문점(파주) 304.5㎜, 장남(연천) 173.0㎜, 남면(양주) 168.5㎜, 신곡(의정부) 139.5㎜ 등이다. 기상청은 호우 특보가 발효한 서울, 인천, 경기 북부와 경기 남부 일부, 강원 내륙을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60㎜ 내외(경기 동부 70㎜ 이상)의 매우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 황강댐 하류, 필승교 수위 다소 증가

북한 황강댐 방류 여부로 관계 당국이 집중 감시 중인 연천군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는 오전 7시 40분 0.50m에서 오전 9시 20분 0.55m로 다소 상승했다. 인명 대피기준은 1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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