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기차 충전, 더 빠르게…삼성전기, 고전압 MLCC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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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가 전기차용 고전압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 등이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댐 역할의 부품이다. 전자제품 내에서 생기는 신호 간섭도 제거해준다. 스마트폰이나 PC 등 일상에서 쓰는 거의 모든 전자 기기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자동차에는 동력전달·안전·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등을 위해 최소 4000개에서 2만개의 MLCC가 탑재된다.

현재 전기차는 주로 400V(볼트)의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을 쓴다. 그런데 최근 전기차 업계는 주행 거리에 영향을 미치는 BMS 용량을 늘리는 추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PHEV)나 순수 전기차(BEV) 중심으로 800V의 고전압 BMS가 적용된다. BMS의 사용 전압을 높이면 충전 시간을 줄일 뿐 아니라, 차량 무게가 줄고 설계 공간도 더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전압 MLCC의 수요도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고전압 MLCC 시장 규모는 2024년 40억달러에서 2029년 110억달러로 연평균 약 22%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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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덕현 삼성전기 대표. 연합뉴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3월 1000V 고전압 MLCC를 개발했고 4개월 여 만에 이번 제품을 선보였다. 추가한 MLCC 라인업은 2000V를 보증하는 가로 3.2㎜·세로 1.6㎜에 1㎋(나노패럿) 용량 제품과 같은 크기 2.2㎋(나노패럿) 용량 제품 등 2종이다.

전기차용 고전압 MLCC는 일반 정보기술(IT) 기기용 MLCC보다 300배 이상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고전압으로 인해 MLCC 내부에서 균열·방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전기차용 고전압 MLCC에서 내구성과 신뢰성이 관건인 이유다.

삼성전기는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도록 원자재를 독자 개발했다”라며 “전압 분배 기술을 적용해 신뢰성을 높였다”라고 밝혔다.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 규격인 AEC-Q200 인증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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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MLCC로 장식한 자동차 모형. 연합뉴스

삼성전기는 2016년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전장(자동차 전자부품)용 MLCC 시장에서 세계 2위다. 전통적인 IT향 MLCC 수요는 회복세가 더디지만 새 먹거리인 자동차 MLCC 수요가 확대되는 만큼 회사는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5월 올해 안에 전장용 MLCC 부문에서 매출 1조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특히 MLCC 원자재를 자체적으로 개발·제조해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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