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000억 흑자에도 수수료 올린 배민…공정위 현장조사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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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과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의 수수료 인상을 규탄하고, 인상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개 수수료를 인상한 배달의민족을 비롯해 요기요, 쿠팡이츠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수료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소비자 피해를 우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날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요기요, 쿠팡이츠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공정위는 배달앱  ‘빅3′가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일어나는 불공정 거래 행위 혐의를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달앱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지난 10일 6.8%인 배민1플러스의 중개 수수료를 다음 달 9일부터 9.8%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배민은 최근 2년간 대규모 흑자(2022년 4241억원, 2023년 6998억원)를 냈다. 그럼에도 수수료를 인상한 이유에 대해 배민 측은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와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들었다. 배민 관계자는 수수료 인상 발표 당일 “경쟁사(쿠팡이츠)의 무료배달로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수수료는 업계 통용되는 수준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배민이 인상한 수수료 9.8%는 쿠팡이츠(9.8%), 요기요(12.5%)와 비슷한 수준이다.

배민이 중개 수수료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닷새뒤인 15일 배달 라이더와 외식업주·소비자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금액으로 따지면 자영업자들이 부담해야 할 수수료가 44% 늘어나게 된다”고 반발했다.

배민의 수수료 인상에 대해 소상공인은 물론 정부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배민의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으로 정부의 물가 안정화 정책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배달 수수료가 올라가면 그 일부는 입점 음식점들의 음식 판매가격에 반영되고 이는 외식 물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배민의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 결정 시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 정부가 지난 3일 “배달 플랫폼에서 배달료와 중개 수수료를 어떻게 결정하는 게 적정한지 합리적인 논의를 추진하고 부담을 과하게 느끼는 영세 사업자에겐 재정 지원을 하겠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고 나선 직후라서다.

배민의 수수료 인상발표 다음날인 지난 11일 한 기재부 간부는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배달 앱의 수수료 인하 유도를 추진하겠다고 갓 나선 시점에 이를 무시하고 배달 중개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이라며 “정부 정책 추진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중 이해관계자 간 ‘자율규제 기구 회의’를 개최하려고 준비 중이던 공정거래위원회에서도 “당혹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공정위 관계자는 “현장 조사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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