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유일한 경영철학 계승자’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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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 겸 유한재단 이사장. 사진 유한재단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 겸 유한재단 이사장이 지난 16일 향년 94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60년간 유한양행에 몸담은 연 전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유일한 박사의 정신을 계승해 유한양행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30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연 전 회장은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 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해 대구 방위사관학교에서 예비군 소위로 임관했다. 군 복무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은 그는 대학 졸업 후인 1961년 유한양행 경리과 직원으로 입사하며 회사와 인연을 맺었다.

1962년 제약사 최초로 유한양행 상장 작업을 진행한 연 전 회장은 업무 역량을 인정받아 입사 1년 8개월 만에 총무과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1969년 유한양행 상무이사, 1981년 유한스미스클라인 대표이사, 1988년 유한양행 사장, 1993년 유한양행 회장, 1996년 유한양행 고문을 맡으며 2021년까지 유한양행에 재직했다.

1970년 유한재단 창립 이사로 참여한 연 전 회장은 1971년 유일한 박사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곁에서 보좌했던 유 박사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유일한 박사에 이어 유한양행 회장을 맡았던 그는 친인척을 경영에서 배제하는 유 박사의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사장직 연임을 한 번만 허용해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는 등 유한양행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안착시켰다.

연 전 회장은 유일한 박사의 뜻을 잇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확립, 노사 상생문화를 강조하는 등 ‘유일한 경영철학’을 전파했다. 2023년에는 본인이 가진 유한양행 주식 4만5000주를 출연해 국가보훈부 산하 재단법인 유일한 박사 기념 연구재단을 설립했다. 1994년부터는 창의발전기금과 장학금을 모교인 고려대에 기부했으며, 8억 원 상당의 유한양행 주식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로 연 전 회장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2012), ‘한국의 기업가정신 대상’(2015), ‘대한민국 기업보국대장 첫 헌정 기업인 추대’(2018), ‘도산인상 도산경영상’(2018), ‘자랑스러운 고대인상’(2021) 등을 수상했다.

유족은 부인 심문자 씨와 자녀 연태경(전 현대자동차 홍보 임원)·태준(홈플러스 부사장)·태옥 씨, 사위 이상환(한양대 명예교수) 씨, 며느리 문선미·최난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장지는 동화경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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