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북한 황강댐 호우 속 무단방류했나…필승교 수위 급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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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5일 경기도 연천군 군남홍수조절댐에서 북측 임진강 상류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방류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집중호우 속에 우리 측에 사전 통보도 없이 황강댐에서 방류를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군남댐과 한강홍수통제소·연천군 등에 따르면 임진강 최북단 군사분계선 인근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 수위가 이날 낮 급상승하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 이날 오후 1시 30분 0.62m이던 수위는 이전까지 서서히 증가하던 상태와 달리 급격히 불어났다.

불과 10분 만에 수위가 두 배 수준인 1.21m를 기록하며 59㎝나 급상승했다. 이전까지는 이날 오전 0시부터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10분에 1∼11㎝ 정도로 필승교 수위가 천천히 상승한 패턴과 완전히 다른 모양새다. 오후 3시 현재 필승교 수위는 1.33m를 기록 중이다.

필승교 수위, 10분 만에 59㎝ 급상승해 행락객 대피

군남댐 관계자는 “단시간에 필승교 수위가 급상승한 것을 볼 때 북한 황강댐에서 비가 많이 내리자 방류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 등으로부터 사전에 수문 개방 정보를 통보받은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군남댐 측은 오후 3시 현재 필승교의 13개 수문 중 7개를 일부 열어둔 상태에서 초당 250t을 방류 중이다. 초당 유입량은 350t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하루 세 차례 위성영상 통해 황강댐 하류 하천 모니터링한 결과 댐 하류 하천 폭에는 변화가 없어 방류는 없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해당 임진강 유역에 시간당 약 40㎜의 많은 비가 왔다“며 “그러나 황강댐의 최종적인 방류 여부에 대해선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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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이에 대해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평소와 달리 집중호우 시 황강댐에서 사전 통보 없이 방류하면 연천 지역의 피해는 더 커지게 된다”며 “북한 측은 2009년 10월 14일 ‘임진강 수해 방지 남북 실무접촉’에서 북한이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한 바에 따라 인도주의적인 입장에서라도 댐 방류 사실을 우리 측에 사전에 통보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필승교 10㎞ 하류의 군남댐 측은 필승교 수위를 4단계로 나눠 관리한다. ▶1m 홍수기 하천 행락객 대피 ▶2m 비홍수기 인명 대피 ▶7.5m 접경지역 위기 대응 관심 단계 발령 ▶12m 접경지역 위기 대응 주의 단계 발령 등이다.

“댐 방류 사실 우리 측에 사전에 통보해줘야”  

10여년 전 조성된 북한 황강댐(총 저수량 3억5000만t 규모)은 우리 측 대응 댐인 연천 군남댐(군남홍수조절댐, 총저수량 7100만t)의 5배 규모다. 황강댐과 군남댐 간 거리는 56.2㎞에 불과하다. 군사분계선 북쪽 42.3㎞ 거리에 있는 황강댐에서 1초당 500t의 물을 내보내면 남측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까지 9시간 정도면 도달한다. 이런 까닭에 북한 측이 군남댐 상황을 봐가며 수문을 개방하거나 방류 정보를 사전에 우리 측에 통보해줘야 임진강 하류 경기도 연천, 파주 저지대 주민과 농경지가 수해를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9일 오전 황강댐에서 또 사전 통보 없이 방류한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환경부는 위성영상으로 황강댐 하류 하천 폭이 넓어진 것을 파악, 방류가 진행된 것으로 판단하고 군부대와 지방자치단체에 관련 정보를 전달했다. 다행히 방류량이 많지 않아 남측 유입량은 큰 변화가 없었다. 통일부는 장마철을 맞아 지난 3일부터 수자원공사,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필승교 수위에 대한 24시간 감시 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그동안 황강댐의 무단 방류로 인한 피해가 작지 않았다. 남측 임진강 상류의 군남댐 준공(2011년 6월) 전인 2009년 9월 6일 황강댐 무단 방류로 연천 임진강변에서 야영객 6명이 숨졌다. 군남댐 준공 이후에도 연천과 파주 임진강 일대에서 주택·농경지 침수, 어선 및 어구 유실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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