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비밀병기’ 나왔다…며느리 라라 연설에 대의원들 “USA”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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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잠언 28장에는 악인은 아무도 쫓지 않아도 도망을 치지만 의인은 사자처럼 담대하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는 한 마리의 사자입니다.”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16일(현지시간) 오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컨벤션 행사장. 도널드 트럼프(78) 전 미국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41)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이 “트럼프는 대담하고 강하고 두려움이 없다. 지금 이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하자 행사장을 가득 메운 수천 명의 당 대의원과 당원들은 “USA”를 연호하며 격하게 호응했다.

공화당 전당대회 이틀째인 이날 엔딩 무대를 장식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는 ‘트럼프의 비밀병기’로 불리는 며느리 라라 트럼프였다. 지난 3월 공화당의 ‘돈줄’을 틀어쥔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트럼프의 핵심 참모로 급부상한 라라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치켜세운 약 20분의 찬조연설로 전당대회 행사장 분위기를 한껏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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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라라 의장은 “트럼프는 훌륭한 아버지이자 시아버지이고 제 두 자녀에게도 훌륭한 할아버지”라며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킨 뒤 “그는 가족을 위해 희생한 분이자 진정으로 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라 의장은 “제 어린 두 자녀 루크와 캐롤라이나가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트럼프에게, 제 남편 에릭이 아버지라고 부르는 트럼프에게, 제가 아버님이라고 부르는 트럼프에게, 미국을 다시 한번 위대하게 만들 수 있는 트럼프에게 투표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찬조연설을 마무리했다.

무대에 오를 때 우레와 같은 박수로 라라를 환영했던 공화당 대의원ㆍ당원들은 그가 연설을 마친 뒤 자리를 떠날 때에도 열정적인 성원을 보내며 환송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타블로이드 TV 프로듀서에서 당의 수장이 된 라라의 급부상은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당 전국위 공동의장인 그녀는 나흘간 열리는 ‘트럼프 축제’(공화당 전당대회)의 호스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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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며느리 라라 트럼프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이 연설하는 동안 트럼프(오른쪽 두 번째) 전 대통령과 J D 밴스(오른쪽) 상원의원이 무대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웃고 있다. AFP=연합뉴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를 졸업한 라라는 2014년 트럼프의 둘째 아들 에릭(40)과 결혼했다. 정치에 큰 관심이 없었다는 라라는 시아버지인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하면서 정치권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다.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선거 캠프의 선임고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상원의원 출마에 의욕을 보이는 등 정치적 야망을 키워 온 라라는 트럼프의 요청으로 공화당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을 꿰차면서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마이클 와틀리와 함께 당의 자금을 관리하고 선거전략을 총괄하는 전국위원회 공동의장에 오른 라라는 트럼프의 저돌적 스타일을 받아들여 당직자 구조조정 등 당 체질 개선에 앞장섰다. 이후에도 트럼프의 '대선 사기론'을 적극 변론하며 계속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당료 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한 라라가 ‘트럼프 패밀리’라는 이유로 전국위 공동의장을 맡은 건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막강한 실세 권력으로 장녀 이방카(42)와 그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43)가 꼽혔듯 ‘트럼프 2.0’을 바라보는 현 시점에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라라 등이 막후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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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지명이 확정되자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딸 티파니, 차남 에릭, 며느리 라라, 장남 트럼프 주니어. EPA=연합뉴스

각종 유세 행사와 선거자금 모금에 앞장서고 있는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주최 대담에서 트럼프 재집권 시 인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거짓말쟁이,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척하는 사람을 차단하고 싶다. 거부권을 행사해서 그런 사람들을 한 명 한 명 잘라내고 싶다”고 답했다. J D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의 부통령 후보 낙점 과정에 트럼프 주니어의 설득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트럼프 2기 주요 인선 작업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득표의 절반을 넘어서 트럼프가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는 발표를 한 이는 에릭이었다. 아버지의 대선 후보 확정을 발표하는 에릭의 주위에는 형 트럼프 주니어와 여동생 티파니, 라라가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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