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리 인하 기대감 타고 금값 사상 최고치 껑충…국내 금통장도 돈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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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전날보다 1.6% 오른 온스당 2467.80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5월 20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를 뛰어넘은 수치다.

금 가격은 이달 들어 6% 가까이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거란 시장 기대가 형성된 점이 컸다. 금 가격은 기준금리가 낮아질 때 상승하는 경향성을 보여왔다. 과거 세 차례(2000년 5월, 2006년 6월, 2018년 12월) 금리 인상이 중단됐을 때에도 금 가격은 상승한 바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달러 가치가 낮아져, 금이 달러를 대신할 ‘투자 피난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세 도중 총격을 당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금값 상승에 영향을 줬다. ‘트럼프노믹스 2.0’이 내세우는 관세 확대·확장 재정 등의 정책이 경제적 불확실성을 키우는 만큼 안전자산 수요가 커지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 재정적자와 지정학적 긴장을 키워 인플레이션 압력과 안전자산 매력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을 대비하는 헤지(hedge·방지) 수단으로 금이 기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올 초엔 중동지역 위기가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생겨났던 만큼, 상반기 금값은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탔다. 국내에서도 금 거래가 급증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 거래량은 총 8793억원으로 전년 동기(6283억원)보다 40% 늘었다. 거래량은 8962㎏으로 15% 증가했다.

트럼플레이션 대비하라…“금값 2500달러 갈 수도”

은행 예금으로 금 현물에 투자할 수 있는 ‘금 통장(골드뱅킹)’ 계좌 수도 증가 추세다. 금 통장은 고객이 원화를 입금하면 국제 금 시세와 원·달러 환율을 적용해 금으로 환산·적립해주는 상품이다. 출금 시에도 시세와 환율을 적용해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금 통장 상품이 있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6월 말 기준 계좌 수는 25만9716좌로, 1월(25만2132좌)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5992억원으로 1월(5668억원)보다 6%가량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 통장은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객들이 많이 찾는 상품”이라며 “상반기에 차익을 실현한 고객들도 적지 않아 금 보유량에는 변동이 있었지만, 신규 고객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계좌 수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 통장은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다는 점, 환율 변동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금 투자 수요는 한동안 늘어날 전망이다. 3분기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고, 미 대선에 따른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값을 한동안 밀어 올릴 수 있어서다.

금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이 다시 본격적인 금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가격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중국인민은행은 지정학적·금융 리스크를 대비해 지난 4월까지 18개월 연속 금을 매수해왔다. 팀 워터러 KCM트레이드 애널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현 모멘텀이 한동안 지속할 수 있다면 금값이 연말을 앞두고 온스당 2500달러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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