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ditor’s Note] 싱가포르·런던·상하이…자본 몰리는 곳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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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13일 미국 하와이에서 ‘동북아 통합물류시장 건설’을 주제로 포럼이 열렸습니다. 경제부총리·국무총리를 두루 경험한 남덕우 당시 동북아경제포럼(NEAEF) 한국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진념 전 경제부총리 등 국내 경제정책의 대가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번영하려면 동북아 물류허브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당시 노무현 정부에도 결과물이 보고되었고, 정부는 금융허브를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은 제조업이 강한 만큼 후방에 상품·교통 인프라와 함께 금융허브를 구축하면 경쟁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그로부터 21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한국은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보따리를 싸는 나라가 됐습니다. 2013년 말 57개에 달했던 외국계 은행의 한국 지점 수는 현재 39개로 줄었지요. 미국계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사업에서 철수했고 지난달엔 일본 야마구치은행이 점포를 접었죠. 그만큼 우리 청년들은 일자리를 잃은 겁니다. 이젠 한국인조차 앞다퉈 한국에서 돈을 빼 미국에 투자하는 서학개미 열풍이 붑니다. 글로벌 분산투자라고 하기엔 너무 변화가 극심합니다.

하와이 포럼의 제안을 실천했다면 달라졌을 겁니다. 교육·세제·규제 환경을 개선해 외국인의 정주를 도와야 했는데 이런 과제를 실천한 정부가 없습니다. 정치권이 정쟁으로 골든타임을 허비하는 사이 싱가포르는 더욱 발전을 했고, 중국 상하이와 홍콩에도 글로벌 자본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금융은 양질의 일자리입니다.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위상을 잃었지만 런던 한복판에 350년 된 금융타운 더 시티를 키워 지금도 해가 지지 않는 금융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초강대국을 유지하는 힘도 월가를 중심으로 구축한 금융허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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