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리해고, 직장 폐업에…‘비자발적 실업’ 5개월째 늘어 124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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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를 당하거나 직장이 문을 닫는 등의 이유로 타의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비자발적’ 실업자가 6월 123만7000명에 달했다. 이런 비자발적 실업자는 최근 5개월 연속으로 점점 더 크게 늘어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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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입법조사처와 통계청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비자발적 실직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7만9000명(16.9%) 증가한 123만7000명이었다. 비자발적 실직자는 일할 수 있는데도 ‘직장의 휴·폐업’ ‘명예퇴직·조기퇴직·정리해고’ ‘임시적·계절적 일의 완료’ ‘일거리가 없어서 또는 사업 부진’ 등 노동 시장적 사유로 직장을 잃은 사람을 뜻한다. 가사·육아·심신장애·정년퇴직·급여 불만족 등 자발적 이유로 일을 그만둔 사람은 포함하지 않는다.

비자발적 실업자는 올해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7만명(4.3%) 증가했고, 3월에 7만6000명(5.9%), 4월 8만2000명(6.9%), 5월 15만8000명(14.7%) 늘었다. 5개월째 증가 폭이 계속해서 확대되는 상황이다. 높은 물가와 금리 부담이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부진까지 겹치며 문을 닫는 사업체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비자발적 실업자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연령대는 50대(27.1%)였다. 50대 이상의 경우 건설업 종사자 비중이 높은 편인데, 최근 건설업 부진으로 일부 현장 건설 업무가 중단되는 등 일자리 여건이 어려워진 영향이다. 40대(20.7%)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15~29세 청년층의 비자발적 실업자는 지난달 22만7000명에 이르며 전년 동월 대비 17.8% 늘었다. 30대에서도 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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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기자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43.4% 증가)과 건설업(34.1%) 등 주요 산업에서 비자발적 실업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계절적인 요인으로 실업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지난해와 같은 때와 비교해도 지표가 악화했다는 점에서 고용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했음을 의미한다.

현재 부진을 겪고 있는 내수 관련 산업에서도 타격을 받았다. 도매 및 소매업(33.7%)과 숙박 및 음식점업(24.4%)에서도 비자발적 실업자가 증가했다. 연구개발(R&D)업 등을 포함하는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도 올 6월 비자발적 실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21.7% 증가했다. 황 의원은 “정부의 R&D 예산 삭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 의원은 “정부는 경제가 순풍을 탔다고 표현하지만, 자영업자 폐업이 늘어나는 등 실질적인 경제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민생이 어려움을 겪고, 실질 소비가 줄면서 결국 비자발적 실직자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결국 재정의 역할을 강화해 내수와 고용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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