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시계와 주얼리 경계 허문 장본인... 피아제의 150년 역사 [더 하이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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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후반부터 약 20년은 피아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였다. 1874년 스위스 라코토페 지역의 작은 시계 공방으로 시작해 올해 150주년을 맞이하기까지, 창의성과 대담함을 갖춘 하이 주얼러이자 파인 워치 메이커로서의 정체성을 이때 확립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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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의 글로벌 홍보대사 배우 이준호. 케이스 전체에 루비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폴로 엠퍼라도 스켈레톤 투르비용 하이 주얼리 워치를 손목에 찼다. [사진 피아제]

피아제는 1957년 두께 2mm의 핸드 와인딩 무브먼트 9P를 발표하며 시계 업계에 ‘초박형’ 무브먼트 시대를 열었다. 3년 뒤 발표한 두께 2.3mm의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12P는 얇은 시계 열풍에 불을 지폈다. 얇은 무브먼트는 시계 디자인에 변화를 가져왔다. ‘심장’이 얇아진 만큼 케이스 안에 남은 공간을 좀 더 여유롭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9P 발표와 같은 해에 이들은 금을 포함해 귀금속으로만 시계를 만들겠다는 결정도 내린다. 스틸로 만든 스포츠 시계를 내세운 다른 브랜드와 대비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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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의 최고경영자 벤자민 코마.[사진 피아제]

“금으로 예술품을 창조하는 건 피아제의 핵심이자 DNA이다.” 중앙일보와 프랑스 파리에서 인터뷰를 가진 피아제의 최고경영자 벤자민 코마의 말이다.

혁신과 창조성이 만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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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대규모 전시를 진행한 피아제. [사진 피아제]

피아제는 창립 150주년을 기념해 ‘에센스 오브 엑스트라레간자(Essence of Extraleganza)’ 컬렉션을 지난 6월 파리에서 공개했다. 피아제 측은 이번 컬렉션을 화려한 아름다움과 우아한 품격을 담은 컬렉션으로 정의했다. 더불어 피아제의 황금기인 1960~70년대를 다시 조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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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스 오브 엑스트라레간자 컬렉션에 속한 마그네틱 체인 네크리스. 21.23캐럿의 쿠션 컷 오렌지 스페사틴 가닛을 중심으로 오렌지 커닐리언, 옐로 사파이어, 화이트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하다. 금 세공 기술과 젬 세팅의 실력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사진 피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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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제가 주로 사용하는 소재가 '금'인 만큼 행사장을 황금빛 컬러로 꾸미기도 했다. [사진 피아제]

2백여 점으로 구성된 이번 컬렉션은 수백개의 스톤으로 만든 주얼리부터 초박형 무브먼트를 장착하고 이를 보석으로 에워싼 파인 워치로 구성됐다. 피아제의 워치 디자인 디렉터 스테파니 시브리에르는 “역사 속 제품은 재현이 아닌 영감이 대상이었다”며 “풍부하게 사용한 원석 자체와 장인정신이 깃든 제작 방식을 눈여겨볼 것”을 강조했다. 한편, 코마는 “피아제는 시계와 주얼리 두 분야를 섭렵한 브랜드”라며 “우리가 가진 혁신성과 창조성으로 두 분야의 경계를 무너뜨린 작품이 이번 컬렉션”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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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브로이더드 실버 커프 워치의 제작 과정. 워치 메이커부터 주얼리 장인이 힘을 합쳐야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사진 피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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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29.66캐럿 에메랄드와 총 40캐럿이 넘는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엠브로이더드 실버 커프 워치. 올해 피아제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핵심 모델 중 하나다. [사진 피아제]

그의 말은 그간 브랜드가 쌓아온 눈부신 행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초박형 무브먼트 덕에 두꺼운 컬러 스톤 다이얼을 탑재할 수 있었고(1969년), ‘피아제 폴로’처럼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 금시계도 내놓을 수 있었다(1979년). 시계를 넣은 커프 브레이슬릿(폭이 넓은 팔찌)은 피아제를 대표하는 상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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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커프 브레이슬릿, 트위스트 레이스 링, 커프 워치. 피아제는 브랜드의 장기인 금 세공 기술과 보석 세팅 기술을 완벽하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 200여 점을 출시해 브랜드 창립 150주년을 기념했다. [사진 피아제]

특히 이들의 독자적 세공 장식 기법인 ‘데코 팰리스’는 주얼러로서 피아제의 위상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조각칼을 사용해 금 표면에 셀 수 없이 많은 선을 만들어내는 기법으로, 각 선은 장인 손의 각도와 압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진다. 제품마다 같은 패턴이 있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수집가들은 피아제를 ‘금의 대가(House of Gold)’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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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5캐럿의 블루 사파이어가 중심을 잡고 그 주위를 오팔, 터쿼이즈, 다이아몬드 등 여러 귀한 스톤으로 장식한 골드 리플렉션 네크리스. 앞면은 화려한 원석으로 장식된 반면 뒷면은 피아제의 장기인 데코 팰리스 세공 장식으로 완성했다. [사진 피아제]

다음 행선지는 서울
피아제는 150주년 기념행사 지역으로 자신들의 본거지인 스위스 대신 프랑스 파리를 택했다. 브랜드의 긴 역사 속에 이 도시와 패션이 중요한 축을 차지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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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센스 오브 엑스트라레간자 전시 중 피아제의 아카이브 피스와 역사 속 다양한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피아제 소사이어티' 공간. [사진 피아제]

코마에 따르면, 창업자의 3대손 발렌틴 피아제는 그가 제품 제작을 총괄한 60년대에 디자인 팀 전체를 패션쇼가 열리는 파리로 보내기도 하고, 구아슈(주얼리 밑그림)를 백지가 아닌 모델이 나오는 프랑스 패션 잡지 화보 위에 그릴 것을 명하기도 했다. “파리는 피아제의 창의성과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오랜 역사, 원석의 눈부심을 알리기에 좋은 도시다. 당연한 선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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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잉 위브 네크리스.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라운드 컷 또는 바게트 컷 에메랄드, 데코 팰리스 기법을 사용한 골드 밴드까지 다양한 형태와 소재를 적용해 보석의 광채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사진 피아제]

전시 및 갈라 디너, 축하 공연으로 구성된 이번 행사엔 브랜드의 글로벌 앰배서더인 한국의 배우 이준호를 비롯해 패션 아이콘 엘라 리차드, 태국 배우 아포 나타윈, 중국 배우 퉁야오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피아제의 이번 150주년 행사는 올가을 한국에서도 열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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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디너에 참석 한 피아제 글로벌 앰배서더(왼쪽부터 아포 나타윈, 이준호, 엘라 리차드, 퉁야오)와 피아제의 최고경영자 벤자민 코마. [사진 피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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