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비가 내리며 한강 수위가 올라가 통행이 통제됐던 잠수교에서 19일 통행 재개를 위한 청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정체전선(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수도권 등 중부 지방에 주말 동안 또다시 150㎜가 넘는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내린 많은 비로 인해 침수 등의 피해가 속출한 상황에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정체전선이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남해안과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장맛비가 내렸다. 이날 오전 제주 추자도와 전남 홍도에는 각각 시간당 39.5㎜와 39㎜의 강한 비가 쏟아졌고, 제주와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호우주의보가 내려지기도 했다. 오후에는 비가 잦아들면서 전국적으로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였다.

19일 오전 서울 청계천에서 서울시설관리공단 관계자들이 통행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뉴스1

주말인 20일부터는 다시 정체전선이 활성화되면서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강한 남서풍과 함께 많은 수증기가 유입되겠다”며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을 중심으로 20일부터 21일 사이 추가적으로 매우 강한 비와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특히, 20일 밤부터 수도권과 강원도, 21일 새벽부터 충청권과 경북 북부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우특보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 남부와 강원, 충청 북부에는 시간당 최대 50㎜에 이르는 물폭탄 수준의 폭우가 쏟아질 수 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 건조 공기가 강하게 남하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비구름의 이동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를 것”이라며 “인근 지역 간에도 강수량의 편차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18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포곡터널 인근 도로 옹벽이 무너졌다. 뉴시스

문제는 최근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을 중심으로 또다시 강한 장맛비가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18일까지 평년 장마철 강수량(216.6㎜) 두 배가 넘는 502.9㎜의 비가 내린 충청권은 주말 사이 최대 150㎜ 비가 더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등 수도권의 예상 강수량은 50~120㎜이며, 경기 남부는 150㎜ 이상을 기록하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예년보다 강한 장맛비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는 이미 큰 피해가 발생한 상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6일부터 이어진 호우로 축구장 2031개에 달하는 1323㏊ 면적에서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주택 침수 455건, 도로유실·침수 364건 등 시설물 피해도 컸다. 또, 집중호우로 총 1945명이 대피했고, 이 중 656명은 귀가하지 못했다.

교육부도 17일부터 19일 오전 10시까지 전국 124개교에서 침수와 누수 등의 시설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많은 비가 집중된 경기도가 60개교로 가장 시설 피해가 컸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장맛비는 이미 많은 비가 내린 지역을 또 때릴 것으로 보인다”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지반이 약화된 가운데 추가로 강하고 많은 비로 인해 산사태·토사 유출·시설물 붕괴 등의 피해가 없도록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지역에서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남부 지방과 강원 동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겠다”고 예보했다. 비가 약해지는 21일 오후에는 남부 지방의 체감온도가 36도까지 치솟으면서 폭염 특보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말이 지나고 다음 주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를 중심으로 장맛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는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지는 등 무더위가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