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방글라 시위 격화 100명 이상 사망…軍에 실탄사격 명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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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열린 할당량 반대 시위 중 재난관리국 사무실 근처에서 시위대에 의해 차량들이 불타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면서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섰다.

학생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국영 방송사와 경찰서 등에 불을 지르고 다카주나르싱디 지역 교도소를 습격해 수감자를 탈출시키는 등 강경 시위를 벌이고 있다. 방글라데시 중앙은행과 총리실, 경찰 공식 웹사이트 등을 해킹하기도 했다.

20일(현지시간) AP·AFP 통신 등에 따르면 정부는 시위를 막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고 통행 금지령까지 내렸지만 크고 작은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9일 모든 대중 집회를 금지한 바 있다.

집권 아마미연맹의 오바이둘쿼더 사무총장은 “민간 행정부의 질서 유지를 돕기 위해 군대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며 극단적인 경우 폭도들에게 발포할 수 있도록 사격 명령도 내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재 이날 오후 수천 명이 참여한 람푸라 시위에서는 경찰이 실탄을 사용해 이들을 해산시켰다.

한편 이날 전국에 내려진 통행금지령은 21일 오전 10시에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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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군인들이 20일(현지시간) 다카에서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거리를 순찰하던 중 장갑차에서 내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시위를 촉발한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는 2018년 방글라데시 정부가 1971년 독립전쟁 참가자 자녀들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려던 정책이다. 당시에는 대규모 대학생 반대 시위로 폐지됐다. 하지만 지난달 다카 고등법원은 이 정책에 문제가 없다며 정책 폐지 결정을 무효로 했다. 사법부의 판단이었지만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하시나 총리가 자신의 지지 세력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AP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의 청년 실업률은 40%에 달한다. 특히 정부 일자리는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아 매년 약 40만명의 졸업생이 공직 3000개를 놓고 경쟁한다.

AFP 통신은 시위에 대학생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참가하고 있다며 할당제 폐지뿐 아니라 하시나 총리의 퇴진 요구로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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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다카에서 시위대가 경찰에 맞서 돌을 던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대법원은 다음 달 7일 고등법원 판단에 대한 최종 판결을 할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격화하는 시위를 이유로 판결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해 오는 21일 이 문제를 다루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정확한 사상자 수를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AFP통신은 주요 병원을 통해 자체 집계한 결과 이번 시위로 지난 16일 이후 지금까지 115명이 사망했으며 사망자 절반 이상은 경찰 발포에 의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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