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감독이 ADHD 같다”…코믹호러 ‘핸섬가이즈’ 150만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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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이성민의 코믹 연기로 입소문을 탄 ‘핸섬가이즈’. [사진 NEW]

신인 감독의 ‘듣보(듣도 보도 못한)’ 데뷔작이 반전 흥행 중이다. 남동협(46) 감독이 연출한 B급 코미디 ‘핸섬가이즈’가 개봉 25일 만에 누적 1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여름 손익분기점(BEP, 110만 명)을 넘긴 첫 한국영화다. ‘핸섬가이즈’는 순제작비 50억원으로, 상업영화로는 저예산이다.

험상궂은 외모 탓에 원치 않게 연쇄 사망 사고에 휘말리는 목수 재필(이성민)·상구(이희준)를 주인공으로, 외모지상주의를 꼬집은 스플래터 호러(잔혹한 묘사에 유머를 버무린 공포 영화)에 흑염소 악귀가 들린 집이라는 오컬트 소재를 가미했다. 원작인 캐나다 영화 ‘터커 & 데일 vs 데빌’(2010)을 재밌게 본 남 감독이 직접 각본을 겸해 리메이크했다. 낯선 웃음 스타일에 “생각보다 잔인하다” “죽음을 코믹화해 불편하다”는 반응도 나오지만 “예상외로 재밌어서 스트레스가 풀렸다.” “호러 코미디의 새 지평”이란 호응이 더 많다.

“‘감독이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같다’는 리뷰 댓글이 제일 인상적이었어요. 산만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좋게 해석하면 예측할 수 없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런 영화로 비친 것 같아 기억에 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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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협

올여름 극장가에서 ‘핸섬가이즈’는 최약체로 꼽혔다. 비주류 장르인 데다, 코로나 19로 인해 개봉이 3년가량 밀린 이른바 ‘창고영화’여서다. 분위기는 언론·배급 시사부터 바뀌었다. 자기만의 스타일을 고수해낸 연출자의 뚝심이 돋보인다는 점에서다. 배우 정우성은 “골 때리는 영화가 나왔다고 해서 봤더니 진짜 골 때리더라”며 관객과의 대화(GV)에 동참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은근히 욕 같으면서도 가장 기분 좋았던 반응은 ‘너 같은 영화가 나왔다’는 거였죠. 40대 독거 노총각인 제 삶이 많이 투영됐거든요.”(남동협)

“우리가 뭐 빠지는 게 있노? 집도 있고 차도 있고 인물도 훤한데” 하는 재필의 명대사도 무명시절을 함께 버틴 지인들과 술자리 대화에서 탄생했다.

영화에는 1980~90년대 열광하며 봤던 ‘총알 탄 사나이’‘못 말리는 람보’ 시리즈 등의 오마주를 담았다. 과거 TV에서 틀어준 코미디 영화를 비디오에 녹화해 계속 돌려본 기억과 정서가 영화에 자연스럽게 담겼다고 한다. 남 감독은 배우들과 2탄도 논의 중이라고 귀띔했다. ‘핸섬가이즈’는 올 초 ‘서울의 봄’으로 천만 흥행을 터뜨린 영화사 하이브미디어코브가 제작했다. “2편은 1편보다 좀 더 세계관을 열어 놓고 확장하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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