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굿바이, 켈리…한국시리즈 우승 선물 기억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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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고별 행사에서 가족과 함께 눈물을 흘리는 LG의 케이시 켈리. [사진 LG 트윈스]

켈리도 울고, 팬도 울고, 하늘도 울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5)가 아쉬움 속에 고별전을 치렀다. 켈리는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켈리는 6-0으로 앞선 3회 2사까지 안타 2개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폭우가 쏟아지면서 노게임이 선언됐다. 더그아웃 뒤에서 경기 재개를 기다렸던 켈리의 마지막 등판은 그렇게 끝났다.

LG는 이날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베네수엘라)와 총액 44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에르난데스는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9경기에 등판한 우완 투수다.

2019년 LG에 입단한 켈리는 첫해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로 활약하면서 LG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2022년엔 16승(4패)을 거둬 LG 선수로는 21년 만에 다승왕에 올랐다. 지난달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9이닝 1피안타 무실점하면서 퍼펙트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켈리는 또 포스트시즌 8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에 나와 11과 3분의1이닝 동안 3점(2자책점)만 내주며 우승에 기여했다. 통산 73승은 LG 외국인 투수 중 역대 최다승 기록이자 KBO리그 전체 외국인 선수 중 4위다.

긴 머리칼을 휘날리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인 켈리는 왼쪽 귀 뒤편에 한글로 ‘켈리’라고 문신을 새길 정도로 한국을 사랑했다. 팀에도 헌신했다. 2021년 9월 아들의 출산을 앞두고도 출전을 자청할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구속이 떨어지면서 성적도 나빠졌다. 올 시즌 기록은 19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

관중들은 경기가 취소된 뒤에도 야구장을 떠나지 않고 켈리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현수와 임찬규, 박동원, 홍창기 등은 눈물을 글썽이며 켈리를 끌어안았다. 켈리는 팬들에게 큰절한 뒤 붉어진 눈으로 마지막 인사를 했다. 그는 “5년 반 동안 LG 선수로 뛰면서 정이 들었다. 항상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아내 아리엘도 “LG는 우리 가족에게 특별한 팀이다. 이곳이 그리울 것”이라며 흐느꼈다.

켈리는 LG를 떠난 뒤에도 야구 선수로서 활약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켈리는 “미국·대만 등 여러 선택지를 검토해 볼 것이다. 여전히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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